내용요약 은행권, 슈퍼앱·메타버스·디지털자산 등 플랫폼 구축 박차
빅테크와 경쟁하기 위해선 금융 핵심역량 높여야
은행권의 플랫폼 구축이 빅테크의 시장 진입과 함께 기술혁신과 제도적인 개선에 힘입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금융 핵심역량 높여야한다고 당부한다. /연합뉴스
은행권의 플랫폼 구축이 빅테크의 시장 진입과 함께 기술혁신과 제도적인 개선에 힘입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금융 핵심역량 높여야한다고 당부한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은행권의 플랫폼 구축이 빅테크의 시장 진입과 기술혁신, 제도적인 개선에 힘입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은행권의 디지털 금융기술 수용과 동시에 비금융권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선 은행권이 플랫폼으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금융 핵심역량을 높여 독자적인 플랫폼 서비스 영역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플랫폼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생활밀착형 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행권 플랫폼 구축 현황을 살펴보면 크게 △슈퍼앱 △메타버스 △디지털자산  등으로 나뉜다. 

먼저 슈퍼앱 플랫폼 현황을 보면, 신한은행이 약 19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인뱅킹 앱인 '신한쏠(SOL)'을 전면 개편하는 '뉴 앱(NEW APP)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자 경험(UX)/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재설계하고, 비효율적인 메뉴는 간소화했으며, AI·블록체인·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한 금융 신기술 서비스를 기획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10월 메인 모바일뱅킹 앱인 'KB스타뱅킹'을 원 앱으로 개편하며 KB금융그룹 계열사의 서비스 접근성을 강화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현황 역시 활발하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고객이 메타버스에서 자동차금융을 쉽세 상담할 수 있는 'WON카랜드'를 오픈했다. 신한은행 역시 3월에 금융권 최초로 자체 구축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Shinamon)’를 시범운영했으며, 6월에는 다양한 금융 콘텐츠와 비금융 연계 서비스를 강화한 2차 배타 서비스 오픈했다. 아울러, NH농협은행은 핀테크전문기업인 핑거와 서비스 제휴를 맺고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플랫폼에는 농협은행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4월, 급변하는 디지털금융 환경에 대응하고 향후 디지털화폐(CBDC) 발행 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대응 파일럿 시스템 구축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플랫폼 테스트 범위를 대체불가능토큰(NFT), 스테이블코인 등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신한은행·국민은행·JB금융그룹 등은 데이터·클라우드·인공지능(AI)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각각 KT와 업무협약을 맺거나 AI기반 콜봇 서비스 도입, AI기술 접목한 그룹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 허브(Data Hub)를 구축했다.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의 플랫폼화는 은행 서비스의 혁신성과 포용성을 확대하며 소비자의 효용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플랫폼 모델의 안정화를 위해 금융시스템 불안정성이나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디지털 플랫폼 전략은 적극적인 신(新) 금융기술의 수용과 개발, 인력확충 등의 자체 노력과 함께 은행 간의 차별화되는 비즈니스 모델,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활용한 비금융권과 협업, 핀테크 투자 확대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플랫폼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시사점 또한 분명하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강력한 플랫폼을 무기로 금융업에 진출한 빅테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체적인 금융의 핵심역량을 높여 독자적인 플랫폼 서비스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고객-기술-인프라-영업 네트워크 체계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금융정보의 범위와 수준을 빠르게 확대하는 등 금융정보를 통한 신 부가서비스 창출을 촉진하는 정책적·경영적 혁신체계를 구출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 측면에서는 기존 규율체계의 보안과 개선, 대안 마련을 위한 금융권 차원의 상호협력을 모색하고, 규제적 대화를 활성화하는 등 민관 공동의 노력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은 핵심 금융기능의 경쟁력과 디지털형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금융중심의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여 자생력을 갖추는 동시에 금융의 안정성 등에 대한 정책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 국민이 사용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포털·메신저 플랫폼과 비교하면 금융사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각종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고객 접점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기반이 됐으며, 향후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은 상상 그 이상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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