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RA, 그린산업 확대에 10년간 3690억달러 투자
전기차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태양광 한화솔루션‧풍력 씨에스윈드 수혜 기대

 

미국 정부의 핵심 아젠다인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이 시작되자 국내 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울상을 짓는 반면 배터리‧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관련 업체들은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핵심 아젠다인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이 시작되자 국내 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울상을 짓는 반면 배터리‧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관련 업체들은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최용재 기자] 미 정부의 핵심 아젠다인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이 지난달 1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공포됐다. 이번 법안은 3690억달러를 10년간 재생에너지‧전기차‧수소 등의 그린산업 확대에 투자하는 게 핵심이다. 이에 IRA은 미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압도적인 친환경 정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풍력‧태양광‧배터리 등의 핵심부품과 소재 생산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전기차 생산에 대해서는 북미 내 조립에 한해서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또한 에너지 공급회사의 청정에너지 전환, 화학‧철강‧시멘트 등 업종의 저탄소 전환에도 지원을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IRA는 국내 기업과 산업에도 여파를 미칠 수밖에 없다. 또한 IRA에 타격을 받는 산업이 있는가 하면 IRA로 수혜를 기대하는 업종도 있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IRA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IRA은 북미에서 조립하지 않는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전기차는 1대당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를 누리지 못하게 됐다. 

국내 간판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그룹은 IRA의 부정적 여파를 그대로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모두 국내에서 생산,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내연차 생산공장이 미국에 있지만 이를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바꾸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국내 그린산업 관련 업체들에겐 긍정적인 기운이 감돌고 있다. IRA 지출 대부분이 기후변화 관련이며 그 중에서도 태양광‧풍력‧배터리 설치에 대한 세액 공제 확대가 가장 큰 금액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IRA가 결국 전기차 시장의 확대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관련 업체들에겐 호재일 수밖에 없다. 미국 현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삼성SDI)는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비엠‧SK넥실리스‧엘앤에프 등의 소재 업체도 북미 지역에 신규 생산 설비를 확보할 예정인 만큼, 기대를 받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특히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2025년 GM JV를 포함해 215GWh 이상의 미국 공장 생산능력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배터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 중이다”며 “IRA 발표로 인해 투자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엘앤에프를 주시했다. 대신증권은 “엘앤에프가 IRA 법안의 최대 수혜주”라고 표현하며 “레드우드(광물 리사이클)+엘앤에프(양극재)의 북미 양극재 밸류체인 구축 협력이 그 모범 답안이 될 것이다. 2024년 이후 추가될 해외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북미를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태양광 관련 기업의 수혜도 예상할 수 있다. 이번 법안으로 인해 주거용을 포함해 산업용까지 태양광 설치가 확대돼 시장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수혜를 받을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한화솔루션을 꼽을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에 1.7GW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2000억원을 투자해 1.3GW의 설비를 추가 증설할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한화솔루션은 1.7GW 기준 연간 1190억원의 혜택이 예상되며 2021년부터 지연되고 있는 미국 태양광 발주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설치될 전망이다”며 “연초부터 이어진 에너지 대란, 화석연료의 가격 상승으로 전력 시장 가격 상승‧태양광 발전의 수익성 개선‧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지속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풍력 발전과 관련된 업체들도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IRA로 인해 미국 풍력 수요가 향후 2배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풍력 관련 업종을 최대 수혜주로 꼽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은 미국에 세계 최대 풍력 타워 공장을 보유한 씨에스윈드다. 씨에스윈드는 향후 미국 매출 비중이 50%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자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광물 정제, 가공하는 기업이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태양광, 풍력 등 건설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저탄소철강재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국내 철강 기업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POSCO홀딩스‧고려아연‧세아제강 등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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