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환율·임금 상승 등 생산비용↑ 실적 영향
생산비용 요소 중 임금 상승 증가율이 가장 높아
삼성·SK하이닉스, 선제투자 등 새 활로 모색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기업의 3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과 재고 부담 등 대외요인이 실적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원자재·환율·임금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급증도 실적 부진의 큰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기업 생산비용 증가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 전산업 생산비용은 지난해 보다 8.7% 늘어났고 2009년(10.8%)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 10년간(2011~2021년) 전 산업 생산비용 증가율 평균이 1.9%였던 것과 비교해 4.6배가량 높은 수치다.
대한상의 SGI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해 서비스업(6.6%)을 크게 넘어선 규모다. 생산 과정에서 수입 원자재를 많이 필요로 하는 제조업이 국제유가와 광물 가격,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해석이다.
특히 임금 인상 요소가 생산비용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GI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생산비용 증가율(8.7%) 중 임금 인상이 3.2%포인트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원자재가 3.0%포인트, 환율은 2.5%포인트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임금 인상압력 역시 커지고 있어 기업들의 생산비용 충격이 지속될 것"이라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직면한 기업들은 올해 투자계획을 전략적으로 연기 및 축소하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생산비용 증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에 실적 악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13조2892억원으로 보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2조70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하락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같은 복합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새 활로 찾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파운드리 포럼을 비롯해 세이프 포럼과 테크 데이를 미국 산호세 시그니아 바이 힐튼 호텔에서 3년 만에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각각 진행하며 각 부문 사장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2025년부터 메모리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선제투자를 단행한다. 그 일환으로 향후 5년간 15조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 M15X를 지을 계획이다.
최정화 기자 choijh@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