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연준, 금리 인상 기조에 당분간 강 달러 기조 이어질 듯
위안화와 엔화 약세, 한미 금리 격차에 1500원 넘을 수도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위안화와 엔화의 약세도 이어져 일각에선 연말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위안화와 엔화의 약세도 이어져 일각에선 연말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강력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감에 따라,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원화뿐 아니라 위안화, 엔화의 가치가 하락하며 아시아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연말에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을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이 연일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감에 따라 투자자들의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전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1만 2000건이 감소하며 미 노동시장의 견조함이 드러났다. 이에 연준은 올해 두 번 남은 FOMC를 통해 적어도 한 번은 0.75%포인트(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의 여파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지난 21일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까지 오르며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국내 달러 예금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2년 9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거주자 외화예금은 89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달에 비해 12억 3000만달러가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달러 예금이 이끈 것으로 달러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772억 6000만달러로 전달 대비 23억 6000만달러가 늘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지속되자 투자자들이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달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위안화와 일본의 엔화 가치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위안화는 올해 1월 6.3위안대였으나 최근 7.2위안 이상으로 올랐다. 이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발표와 중국내 부동산 시장의 침체, 3분기 경제 성장률 발표 연기 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엔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가 11조 75억엔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엔/달러 환율은 최근 1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며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중국과 일본의 통화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19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가 다시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화, 파운드화 약세도 우려되지만 엔화의 약세도 달갑지 않다"며 "일본 정부와 연기금이 해외 자산을 매각하고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 전 세계적 유동성 경색 위험이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지난 20일 웨비나에서 "달러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등으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점까지는 아직 10~15% 더 강세를 이어갈 여지가 있다"며 "한국도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금리 인상과 달러 초강세에 잘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연준이 FOMC를 두 번 남겨 놓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한 번 남았다는 것이다. 미 연준이 기존의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경우, 한미 간의 금리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증시에서 외국 투자자들이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또한 환율이 오르고, 이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선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마만큼, 연말에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정책 전환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주요 선진국의 국채금리 변동성과 달러의 강세라는 조합이 조기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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