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경련 내부 김승연 회장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
외부 인사로 손경식 회장 경총과 겸직 가능성도
조직 쇄신 위한 세대교체 필요…정의선·조현준
김윤·이웅열 회장도 유력
내달 23일 정기총회서 전경련 차기 회장 선임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차기 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경련 내부에선 여러 후보 중 다음 회장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

16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 내부에서는 현재 전경련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에 오르는 것을 가장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그간 꾸준히 차기 회장으로 거론돼 온데다가 한화그룹의 주력인 방산 사업이 윤석열 정부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라 정부와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김 회장은 주변에 전경련 회장을 맡을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함께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도 회장 자리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최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전경련 부회장단과 식사 모임을 갖고 쇄신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고 회장 후보 추천을 요청했다. 허 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권태신 상근부회장도 함께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허 회장의 임기는 다음달까지다. 

허 회장은 2011년부터 6회 연속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다. 허 회장은 2017년과 2019년, 2021년 회장 교체기에도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전경련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삼성, SK, 현대차그룹, LG 등 4대 그룹이 줄줄이 탈퇴하면서 재계에서 위상이 추락하자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해 계속 회장직을 이어왔다. 

전경련은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과 재계 총수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입지가 다소 회복되는 듯 했으나 옛 명성을 되찾기엔 역부족으로 보여진다. 지난달 윤 대통령이 경제단체장들과 만난 청와대 상춘재 비공개 만찬에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등 경제5단체장들만 참석했고 이 자리에 허 회장은 초청받지 못했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순방 경제사절단 명단에도 허 회장 이름은 빠져 있었다. 문재인 정부 때와 같이 각종 청와대 행사에서 배제되는 패싱 논란이 재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손경식 경총 회장이 29일 오전 열린 주한중국대사 초청 경총 회장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경총
손경식 경총 회장. /사진=경총

이 때문에 부회장단이 아닌 외부 인사로 손경식 경총 회장(CJ그룹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손 회장은 재계 고위 관계자들에게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되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평소 경총과 전경련의 통합론을 밝히며 미국의 해리티지재단과 같은 싱크탱크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소신을 펼쳐왔다. 전경련과 경총은 사단법인이어서 회장 겸직이 가능하다.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겸직해 두 단체 통합을 추진할 경우 조직 쇄신과 위상 회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4대 그룹이 재가입할 명분도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쇄신을 꾀하는 전경련 입장에서 손 회장의 나이가 다소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게 재계안팎의 추측이다. 더구나 예전 경제단체 맏형 역할을 했던 전경련이 현재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경총과 통합되는 것을 반길 리 만무하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후보가 될 수 있는 인물은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과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정도로 좁혀진다. 

세대 교체론도 나온다.

대한상의가 최 회장을 선임하면서 젊은 기업인들을 회원사로 들인 만큼 전경련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과 같은 젊은 총수가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경련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차기 회장의 역할이 절실하다"며 "전경련 쇄신을 위한 젊은 회장의 세대교체나 외부 전문가 영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다음 달 23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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