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경호./매니지먼트 오름 제공.
배우 정경호./매니지먼트 오름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정경호의 매력이 제대로 빛을 발한 드라마다. 최고 시청률 17%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 정경호는 일타 강사 최치열 역을 맡아 특유의 ‘병약미’로 시청자들을 제대로 끌어들였다. 드라마는 일타강사 최치열과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전도연)의 로맨스뿐 아니라 입시전쟁 및 미스터리를 유발하는 살인사건까지 더해 ‘일타스릴러’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정경호는 최근 진행된 종영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스태프들과 다짐하며 찍었다”라며 “사랑과 관심을 많이 받아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극 중 정경호가 연기한 최치열은 실력과 연봉 최고 수준의 수학 강사다. 대치동 일대에서 그의 강의를 수강 신청하기 위해 ‘오픈런’이 벌어지는 일타강사다. 그러나 과거 트라우마로 섭식장애에 시달리다가 남행선(전도연)의 반찬가게 음식을 맛보고 위로를 느끼게 된다.

정경호는 일타강사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집에서도 판서 연습을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사실 ‘일타’라는 뜻도 잘 몰랐다. 더구나 수학은 0도 몰랐던 상태인데 이 캐릭터를 하다니 부담이 컸다”라며 “선생님들이 어떻게 수업하나를 중점적으로 본 것 같다. 실제 수업도 참관해봤다. 특히 판서하는 게 너무 어려워 두 달 정도 연습했다”라고 말했다.

까칠한 최치열 캐릭터에 인간적인 매력을 추가하기도 했다. 그는 “최치열은 직업적으로는 최고지만 밥도 제대로 못 먹는 인물 아닌가. 작가님, 감독님과 대화할 때 최치열의 인간적인 면모에 관해 얘기했다”라며 “내가 잘할 수 있는 ‘하찮미’를 추가하면 시청자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병약하고 허약한 모습도 자주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정경호는 전도연과 호흡에 대해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전도연 선배와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최대한 행선으로 연기하려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도 일찍 오고 아예 대본도 들고 있지 않더라. 다 외워 오는 모습이 멋졌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정경호./매니지먼트 오름 제공.
배우 정경호./매니지먼트 오름 제공.

2004년 데뷔해 어느덧 20년 차에 들어섰다. 정경호는 “20대 때는 내 멋에 연기했고, 30대 때는 군대를 다녀온 뒤 내가 연기를 못하면 이 일을 못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돌이키며 “마흔이 되고 나니 좀 ‘기대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 어떨까’라는 기대감을 심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특유의 ‘병약미’가 매력적이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경호는 “개인적인 변화도 갖고 싶은 마음이다. 살도 찌고 몸도 키우고 싶다. ‘벌크업’을 하고 싶다. 그런 역할이 들어왔으면 좋겠지만 갑작스럽게 되지는 않을 거 같다”라며 웃었다.

‘일타스캔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정경호는 4월부터 영화 ‘보스’ 촬영에 돌입한다. 조직폭력배의 손자이자 차기 보스를 노리는 역할이다. 그는 “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연기해 그동안 성장했다”라며 “여름이 지나고 촬영이 끝나면 조금 쉼표를 가질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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