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나친 위생 수준 증가와 계면활성제 사용과 관련
시골보다 도시, 소도시보다 대도시에서 발병률 높아
아토피 피부염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아토피 피부염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양미정 기자]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이하 아토피)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이에 아토피 관련 건강보험 진료비 역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만 총 1765억원이 사용됐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지나친 위생관념이 부른 폐해"라고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아토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5년 사이 5.5% 증가했으며 환자 수 증가에 따라 건강보험 진료비도 5년 전인 2018년보다 114.4% 증가했다. 진료인원은 2018년 92만487명에서 지난해 97만1116명으로 5만629명(5.5%↑)이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1.3%이다. 또 작년 환자 1인당 진료비는 18만1770원으로 2018년의 8만9441원에서 2배 이상(103.2%)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위생 수준 증가와 계면활성제 사용이 아토피 환자 증가와 연관돼있다고 주장한다. 나흥식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는 "각종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과잉 반응하는 아토피는 선진국형 질환"이라며 "기생충이나 각종 감염이 줄면 우리 면역체계는 자기 세포를 공격하는 오류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의 알레르기 질환 유병률: 위생가설과 시골 생활 형태’ 연구에 따르면, 아토피는 시골보다 도시에서, 소도시보다 대도시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부모의 자녀 △임신 중 농장 동물과 접촉을 한 산모의 자녀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경우 아토피 발생 확률이 감소한다.

영국 데이비드 스트라찬 박사는 "우리 면역세포는 바이러스와 세균에 적절히 노출될 때 여러 가지 훈련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는 법을 배운다"며 "그런데 주변 환경이 너무 청결하고 위생적이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에 노출될 확률이 낮아진다. 이는 곧 자가면역질환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토피를 예방하기 위해 일부러 더러운 환경에 노출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토피는 단순히 위생상태를 넘어 유전, 대기오염, 새집증후군, 미세먼지 등 복잡한 요인과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식품첨가물 사용의 증가, 서구식 주거 형태로 인한 카펫, 침대, 소파의 사용 증가도 한몫한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청결 상태를 적절히 유지하되 지나친 목욕, 과다한 계면활성제 사용을 지양하고 세탁 후 옷에 세제가 남지 않도록 잘 헹구면 위생관념을 지키면서 아토피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미정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