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8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안젤름 키퍼의 작품 ‘Herbst, Für R. M. Rilke, 2022' / ⓒAnselm Kiefer, Photo: George Poncet
안젤름 키퍼의 작품 ‘Herbst, Für R. M. Rilke, 2022' / ⓒAnselm Kiefer, Photo: George Poncet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현대미술의 세계적 거장 안젤름 키퍼의 국내 첫 미술관 전시 ‘가을 Herbst’가 9월 8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대전 소재 복합문화공간 헤레디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세계 2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2023 프리즈’와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와 협업으로 진행되며, 총 18점으로 구성된다.

특히 키퍼가 사랑한 오스트리아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로부터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가을날(Herbsttag, 1902)’, ‘가을(Herbst, 1906)’, 그리고 ‘가을의 마지막(Ende des Herbstes, 1920)’ 등 세 편의 시를 소재로 한 작품이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다.

관람객의 작품 이해를 돕기 위해 스페셜 오디오 가이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배우 소유진의 재능기부로 작가소개, 작품배경, 작품의미 등에 대해 전달한다. 특유의 따뜻하고 진중한 목소리로 작품 감상에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안젤름 키퍼는 역사, 문화, 신화적 소재서 비롯한 다층적 주제를 예술로 표현하며 미술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한 그리스와 게르만 신화, 연금술, 기독교 상징주의에 대한 레퍼런스는 물론, 수많은 시인들의 글이 그의 영감을 자극했다.

지난 2007년엔 생존 작가 중 두 번째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작품을 영구 설치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다층적 주제만큼이나 다양한 매체를 혼합하고 축적해 작품을 제작하며 형식적 발전을 꾸준히 성취한 작가로 이름 나 있다. 나무, 말린 식물, 모래, 진흙, 납, 밧줄, 전기줄과 같은 비회화적 재료를 활용해 실재적인 질감을 재현하며 캔버스 위에 입체감을 더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과정으로 탄생한 작품에는 영감이 된 시 구절이나 인용문, 이름 등을 자필로 새겨 세상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만들어준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특히 2022년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베네치아 건국 1600주년 기념행사로 두칼레 궁전 내 단독 전시를 진행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내 첫 전시가 열리는 대전 헤레디움은 일제강점기 경제 수탈을 위해 세워진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건물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전쟁 이후 폐허가 될 운명이었지만, 수탈의 장소를 소통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는 ‘폐허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시작’이란 안젤름 키퍼의 작품 철학과도 의미적으로 통한다.

헤레디움의 물리적 공간인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은 1922년 만들어졌으며, 지난 2004년 문화재로 등록된 바 있다. 다양한 고증자료와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복원작업을 거쳐 전시와 공연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은 2022년 12월 준공해 지난 3월 가오픈한 상태다. 공식 개관은 전시가 시작되는 8일부터다.

전시 티켓은 성인 1만 5000원, 청소년 1만 2000원, 어린이 9000원에 판매한다. 관람 시간은 추석 연휴 기간을 포함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매주 월·화요일은 휴관이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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