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중심으로 질의가 이어진 23일 기획재정위 국감은 이전 기재부 일정과 온도차가 확연했다. 여야 위원들은 통화와 물가 관리 정책을 주관하는 한국은행의 역할과 현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를 비쳤고,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위원들의 우려와 함께 최근 중동 정세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물가와 금리 등 통화정책 이외에도 한국은행은 중앙은행으로서 환율과 경기, 부채상황 등 재정·경제 정책 전반과도 관련이 깊다. 다만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가는 주체는 한은이 아니기에, 이 총재는 답변마다 이 부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주로 야당 위원들에게서 현 정부의 경제 정책과 지나치게 보조를 맞추는 발걸음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와 같은 답변이 나왔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해 야당 위원들의 지적과 다르다는 선을 그은 것이다.

대부분 위원들의 질의 역시 이러한 ‘경제 걱정'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교역수지는 물론이고, 민생경제 역시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총선 국면까지 대비한 국회의원들의 질의다.

이창용 총재는 물가 상황과 관련해 “상당기간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정책을 운영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흐름은 둔화세가 분명하지만, 여전히 목표치인 2% 수준에 미치지 못하며,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중동 정세에 대해 장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 상승 흐름이 매우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현재 물가와 환율, 성장 등 서로 상충되는 지표가 관측되고 있어서 통화정책 운용에 가장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라며 “금융통화위원들과도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합의한 것은 장기적인 흐름에서 물가 경로가 예상대로 이어질지 여부며, 만약에 중동 상황으로 인해 유가가 상승한다면 물가를 최우선에 둘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경북 김천시)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진행과 향후 도입과 관련해, 해킹 등 보안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하며 대응 계획을 물었다. 이에 대해 미국이나 일본 등 각국 중앙은행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제도 선도입 사례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거라고 답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경남 진주시갑)은 경주 ‘십원빵'을 들고 와 이 총재에게 질의를 이어갔다. 이는 영리목적으로 10원 동전 도안을 활용한 사례기에 한국은행이 이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은 융통성이 없는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