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우리FIS 위탁 수행에서 우리은행 · 우리카드 직접 수행으로 전면 개편
New WON·BaaS·생성형AI/빅데이터·디지털자산 등 핵심사업 동력 확보 
우리금융은 27일 실적발표를 통해 2023년 상반기에 1조 53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이 그룹 IT 운영방식 개편을 통해 비용 절감 및 IT역량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슈퍼앱, 서비스형 뱅킹(BaaS), 디지털 자산 등의 핵심 사업 추진을 가속화한다. /한스경제 DB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우리금융이 그룹 IT 운영방식 개편을 통해 비용 절감 및 IT역량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슈퍼앱, 서비스형 뱅킹(BaaS), 디지털 자산 등의 핵심 사업 추진을 가속화한다. 

우리금융은 11일, ‘우리금융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IT 거버넌스 개편 기자 간담회'를 통해 그룹 IT 운영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기존 우리FIS(우리에프아이에스, IT자회사)가 우리은행·우리카드 등을 대신해 IT업무를 수행해 온 것에 비해 개발기간이 최대 50% 단축되며, 외주개발 최소화 및 중복요소 제거에 따른 비용절감, 현업 직원의 IT역량 향상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비즈니스와 IT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금융 트렌드에 맞춰 은행과 카드 등, 그룹사의 자체 IT 개발역량 강화를 통해 △New WON 슈퍼앱 △BaaS(은행이 비금융 업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제휴사 디지털 채널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 △생성형AI/빅데이터 △디지털자산(STO/CBDC) 등의 핵심 디지털사업의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 IT 거버넌스 개편…150억원 비용절감·IT내부통제 강화

우리금융은 그동안 전산 통합관리에 의한 그룹 시너지 확대를 위해 그룹 IT 서비스를 우리FIS에 위탁방식(아웃소싱, outsourcing)으로 운영해 왔다. 

최근 경영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시장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속도감 있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주요 IT 개발 및 운영업무를 은행과 카드사가 직접 수행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노사 및 계열사 간의 합의가 쉽게 이뤄지지 않으며 답보 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3월에 취임한 임종룡 회장이 '그룹 신(新) IT 거버넌스'를 주요 경영과제로 선정하며 지주사 주관으로 ‘IT 개편 협의체’를 구성하고, 매달 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FIS 최고경영자(CEO)와 미팅, 노사공협협의회 구성 등을 통해 합의점을 찾으며 IT 거버넌스 개편에 성공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개편이 큰 잡음 없이 10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완료될 수 있었던 데에는 우리금융의 미래를 위해 더이상은 IT 개편을 미룰 수 없다는 노사의 결단이 크게 작용했다"며 "또한 금융과 IT의 통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금융사가 IT를 직접 수행해야 한다는 우리금융 구성원의 절박함도 IT 개편에 동력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는 모바일뱅킹·기업뱅킹·글로벌뱅킹·자산관리·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의 IT기획 및 개발에 매진하고, 우리FIS는 그룹 시너지와 효율성을 고려해 IT보안, 그룹웨어 개발/운영 업무를 지속하며, 은행·카드 외 그룹사에 대한 IT 아웃소싱으로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신 거버넌스'의 기대 효과로 IT 개발과 유지보수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뱅킹을 비롯한 10개 플랫폼 부서의 신규개발 업무는 은행 현업직원 260여 명과 우리FIS에서 이적한 IT인력 240여 명이 원팀이 되어 한 자리에서 이뤄진다. 이에 따라 개발 및 유지보수 프로세스가 우리FIS를 경유하던 기존 7단계에서 3~5단계로 크게 단축된다. 길게는 30일이 걸리던 개발기간이 2주 이내로 최대 50% 이상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그만큼 변화속도가 빠른 시장과 고객 니즈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하고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외주업체 개발 비중을 최소화하고, 자체 개발을 확대하고 자회사 간의 기획 및 품질관리 등 업무중복이 제거되면서 은행 약 130억원, 카드 약 20억원 등 연간 총 150억원의 만패관리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또한,  IT 내부통제가 더욱 강화되는 효과도 있다. 

IT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우리금융은 IT 내부감사 조직을 ‘사업부서 -IT그룹-본부감사’로 이어지는 3중 방어체계로 재편했다. 또한 △BRM(Business Relationship Manager·Biz-IT 의사소통 지원, IT 개발 점검 및 내부통제를 담당하는 관리자급 IT 전문인력) 제도 도입 △제3자 점검 등 IT 내부통제 강화 계획도 수립했다.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이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룹 IT 운영방식 개편애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스경제 DB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이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룹 IT 운영방식 개편애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스경제 DB

◆ 슈퍼앱·BaaS·생성형AI·디지털 자산 등 핵심 사업 성장 동력 확보

‘신 IT 거버넌스’ 출범에 따라 우리금융은 향후 △New WON △BaaS △생성형AI/빅데이터 △디지털 자산 등 디지털 사업 추진에 한층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먼저 올해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진행 중인 ‘우리WON뱅킹 전면 재구축 사업(New WON)’은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 캐피탈, 종금, 저축은행 등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는 슈퍼앱이다. 이를 위해 앱 화면(UI/UX) 구성뿐만 아니라 앱 운영 인프라와 개발환경 등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완전히 새롭게 추진한다. 

이번 IT 거버넌스 개편으로 우리은행 ‘New WON’구축 사업은 Biz-IT 협업에 기반한 IT 자체개발 역량 향상이 더욱 수월해졌다. 이미 지난해 7월부터 New WON 프로젝트에 은행 현업직원과 IT개발인력 120여 명이 함께 참여해 과제 단위로 팀을 구성했다. 현업직원의 개발 참여에 따라 개발 소요기간 단축과 IT 기술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BaaS 기반 디지털 신사업도 속도감 있는 추진하게 됐다. 

우리금융은 지난 연말 기존 디지털혁신부를 미래혁신부로 확대 개편해 디지털 기반 신사업 추진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했으며, 실무 추진 동력 확보를 위해 은행에 신사업 제휴 추진부를 신설한 바 있다. 

또한, 그룹 네트워크를 비금융 디지털 기반 신사업으로 확장한 새로운 사업모델 구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이 구상하는 디지털 기반 신사업은 △모빌리티 △여행 △부동산 △통신 △프롭테크(PropTech·하이테크 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등 생활 밀착형 업종 제휴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금융 거래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사업/신서비스 수행은 전략적 제휴뿐만 아니라 시장상황과 사업특성에 따라 지분투자나 자회사 직접 수행 방식 등 다양한 형태로 유연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금융은 ‘뱅킹 기반 서비스(Banking as a Service)’로 뱅킹 인프라를 테크기업 등에 제공하고 해당 제휴 서비스 사용자를 우리금융 고객으로 연결하는 신사업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권의 큰 화두로 부상한 생성형AI, 빅데이터 등 신기술 활용 역시 ‘신 IT 거버넌스’에 따라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은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뱅커’를 오는 3월 선보일 예정이다. WON뱅킹 내 챗봇에 탑재할 ‘AI 뱅커’는 은행 창구에서 직원과 고객 간에 오고 가는 대화를 분석, 언어모델을 학습시켜 은행 직원과 동일 수준의 예금 상품 상담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에 금융권에서 처음 도입한 ‘직원용 AI 지식상담 서비스’도 올해 안에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우리금융은 생성형 AI 도입 효과가 큰 업무 영역을 지속적으로 발굴, 생성형 AI 활용 범위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신 IT 거버넌스’를 발판으로 STO/CBDC 등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한국은행 CBDC 테스트 일정에 맞춰 CBDC 플랫폼을 구축 예정이며, 내년 초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STO(토큰증권)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플랫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새로운 IT 거버넌스가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과 활용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며 조만간 시장을 앞서나가는 성과물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그룹 임직원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은행/카드/FIS 간 IT 거버넌스 개편을 통해 그룹의 디지털/IT역량을 한 차원 더 높였다”며 “그룹의 진용을 새롭게 갖추는 재정비를 통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여주고 선도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나아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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