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사 합산 영업익 2조원 육박, 한국타이어 영업익 1조3천억 기록
올해 전기차 타이어 교체시기 도래...국내 타이어 대상 美 관세도 감소
한국타이어의 사계절용 그랜드 투어링 타이어 키너지 XP / 한국타이어 제공
한국타이어의 사계절용 그랜드 투어링 타이어 키너지 XP / 한국타이어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지난해 국내 타이어업계는 코로나19로 야기된 비용상승 여파에서 벗어나 연간 최대 실적을 거뒀다. 실적 개선에는 고부가가치 타이어 판매 확대와 주요 원자재 가격, 해상운임비의 하향 안정화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부터 전기차 타이어 교체시기가 도래하는 만큼 타이어업계의 지속적인 호재가 점쳐진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3사가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9029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6746억원 대비 182.1% 증가한 실적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2023년 매출액은 8조9396억원으로 전년보다 6.5%가 상승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88.1%가 개선된 1조3279억원을 달성해 창립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14.9%를 기록했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실적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과 미래 모빌리티 트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된 선제적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도 14%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고수익 제품인 18인치 타이어 매출 비중이 2023년 44%에서 올해 49%로, 전기차용 타이어 비중이 지난해 15%에서 올해 24%로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6년부터 가동되는 미국 증설 공장은 물류비, 관세 감소 등으로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 연합뉴스 제공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 연합뉴스 제공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4조410억원, 영업이익 388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11.8%, 영업이익은 710.6%가 개선된 수치이다.

지난해 금호타이어는 베트남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 매출을 증대했다.

이어 올해 사업목표를 매출액 4조5600억원으로 제시하는 등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할 계획이다. 품목별로 보면, 18인치 고인치 제품 판매비중을 2023년 38%에서 올해 42%로 확대하고, 전기차 타이어 비중을 지난해 9% 내외에서 올해 16% 이상까지 늘릴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올해는 수익성 중심의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하고, 거래선 다운스트림 등 글로벌 유통망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를 위한 중장기 해외공장 신설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2022년 5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넥센타이어도 올해 영업이익이 1867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4.0% 증가한 2조7017억원을 달성하는 등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넥센타이어가 장착된 폭스바겐 SUV 아틀라스 차량 / 넥센타이어 제공
넥센타이어가 장착된 폭스바겐 SUV 아틀라스 차량 / 넥센타이어 제공

넥센타이어는 올해 매출액으로 7% 증가한 2.9조원을 목표로 제시하며, “올해 유럽 2단계 증설 물량을 바탕으로 매출 2조9000억원, 영업이익 1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하락했던 원재료 스팟가격과 운임이 낮게 유지되겠지만, 유가 상승과 지정학적 위험으로 비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외향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을 2023년 6.9%에서 2024년 두 자릿수로 상승하는 것을 목표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2년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물류 공급망 마비로 원자재 가격와 해상운임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해 타이어업계는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엔데믹 시기에 접어들자 원자재 가격과 해상운임비가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업계에 따르면 천연고무는 2021년 1분기 톤(t)당 1668달러였지만, 지난해 3분기 1337달러로 300달러 감소했다. 합성고무는 1041달러에서 825달러로 200달러 가량 줄었다. 해상운임비의 척도로 알려진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지난 2022년 1월 5109.6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지난해 1000p를 웃도는 등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홍해 이슈로 원자재가격과 해상물류비가 재상승하고 있다. 올해 4분기 천연고무 가격은 1453달러, 합성고무는 1033달러로 각각 전 분기에 비해 8%. 25% 상승했다. SCFI도 지난해 12월 15일 1031선에서 지속해서 증가해 2월 2일 기준 2217를 기록했다. SCFI가 2000선을 넘어선 건 코로나19로 물류대란이 발생했던 때 이후로 처음이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홍해물류 대란의 영향으로 우려가 예상보다 길어진 점은 우려 요인”이라며 “타이어 업체들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상승했던 물류비의 충격에서 벗어난 지 1년 밖에 안됐기 때문에 운임 상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도 "홍해발 물류 대란으로 인해 원자재 수송에 어려움이 있으나 현재 재고 수준에서 직접적인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기존 홍해 경로에서 희망봉 경로로 우회함에 따라 운송 기간이 다소 연장돼 일부 비용의 상승이 있으나 현재까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타이어 시장에는 전기차 타이어 교체시기 도래와 미국 반덤핑 관세율 완화라는 호재가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기존 타이어에 비해 20~30% 비싸지만, 교체주기가 2~3년으로 비교적 짧다. 지난 2021년부터 본격 시장에 등장한 글로벌 전기차의 타이어 수명이 임박한 것이다.  이에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신차용(OE) 타이어 판매가 감소하더라도 교체용(RE) 타이어 판매량이 실적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는 한국에서 수입되는 승용차와 소형 트럭 타이어에 부과되는 관세를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브랜드별 반덤핑 관세율은 한국타이어가 6.30%, 금호타이어 5.40%, 넥센타이어 4.29%로 발표됐다. 지난 2021년부터 국내 타이어 3사에 적용된 반덤핑 관세율은 각각 27.05%, 21.74%, 14.72%였다. 자동차 최대 시장인 미국 내 관세 완화로 국내 타이어 3사의 수출 경쟁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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