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클린스만, 2019년 헤르타 베를린 감독으로 선임
구단은 클린스만을 위해 8000만 유로 지원... 하지만 사임 시 SNS로 통보
전 헤르타 베를린 단장 "클린스만 사퇴 후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KFA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KFA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뒤스부르크로 클린스만을? 그 전에 세상이 끝나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60)에게 실망한 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그의 조국 독일에서도 클린스만을 무책임의 대명사로 여기고 있다.

미하엘 프리츠(57) 뒤스부르크 단장은 여전히 클린스만에 치를 떨었다. 프리츠 단장은 선수로, 감독으로, 단장으로 무려 25년간 헤르타 베를린에 헌신했다.

프리츠의 가장 큰 오점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이었다. 프리츠는 2019년 헤르타 베를린 단장을 맡고 있을 당시 미국 대표팀에서 물러난 후 쉬고 있던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 당시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지만, 독일과 미국 대표팀, 바이에른 뮌헨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클린스만이 헤르타 베를린을 잘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구단은 당시 클린스만에게 무려 8000만 유로(약 1155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무책임했다. 2020년 2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예고도 없이 사임했다. 헤르타 베를린 구단 관계자들은 뉴스를 보고 그의 사퇴 사실을 알았다.

프리츠 단장은 클린스만을 좋게 볼 수 없다. 프리츠 단장은 2021년 1월 헤르타 베를린을 떠나 3년간 휴식을 취하고 뒤스부르크로 복귀했다, 프리츠 단장은 3일(한국 시각)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서 경질된 후 감독 시장에 돌아왔다. 그를 뒤스부르크로 데려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그 전에 세상이 끝나야 한다”고 냉소했다.

이어 “내가 헤르타 베를린에 재임하는 동안 만난 감독 중, 클린스만 감독은 가장 큰 실망이었다. 클린스만의 전설적인 사퇴 후, 나는 그와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 그것을 바꿀 필요도 없었다”고 학을 뗐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 전 남긴 글. /클린스만 SNS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 전 남긴 글. /클린스만 SNS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좋지 못한 감정이 있는 것은 프리츠 단장뿐만이 아니다. 한국도 클린스만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원 회의를 통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다. 종합적 검토 끝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기로 했다. 대표팀 감독을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클린스만호는 1년 만에 좌초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 한국은 요르단과 4강전을 하루 앞두고 사건이 발생했다. 일부 젊은 선수들이 식사 후 탁구를 즐기기 위해 자리를 뜨자 손흥민은 팀 결속의 기회로 삼아야 할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선수들에게 함께 하라고 지적했다.

‘일부 젊은 선수’에는 이강인도 있었다. 손흥민을 비롯한 고참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과의 언쟁이 오갔고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가 잘 치러질 수 없었다. 한국은 대회 내내 느슨한 조직력으로 비판받았다. 이후 치러진 4강전에서는 유효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하며 0-2 완패를 당했다. 클린스만의 무능한 지도력에 선수단 관리 부실 문제까지 드러났다.

예정된 수순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끝까지 한국 축구에 '무례'했다. 논란이 됐던 미국 자택 장기체류, 화상회의 등이 대표적이다.

클린스만은 한국 감독에서 물러날 당시에도 SNS를 적극 활용했다. 클린스만은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나겠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게시물을 남겼다.

그는 “모든 선수, 코칭스태프와 대한민국 축구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아시안컵 준결승에 대한 모든 성원에 감사하다. 준결승전까지 13경기 연속 패하지 않은 12개월의 놀라운 여정이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계속 열심히 해“라며 글을 마쳤다.

클린스만은 경질 이후에도 SNS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경질 발표 직후 대한축구협회와 팔로우를 끊었다. 마지막까지 무례한 클린스만이었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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