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이 글로벌 ETF(Exchange Trade Fund,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위한 준비작업을 마쳤다.

지난 2011년 인수한 캐나다 ETF 자회사  ‘호라이즌스 ETFs’의 사명을 글로벌X’로 변경하기로 하면서 브랜드 일원화 작업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박 회장은 미국 ETF 자회사인 글로벌X가 세계시장에서 높은 위상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홍콩과 호주, 콜롬비아, 브라질의 ETF 운용사 이름을 글로벌X로 통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현주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해외 자회사와 법인을 직접 방문하며 리브랜딩을 진두지휘해왔다. 현지 직원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격려하는 자리도 가졌다.

박 회장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향후 글로벌 ETF 시장에서 ‘글로벌X;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과연 어느 수준까지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것인지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금융사가 외국의 금융기관을 사들여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운 것은 사실상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처음이다. 그만큼 박현주 회장은 한국 금융의 글로벌 시장 개척사에서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제조업 강국으로 해외에 반도체와 자동차 등 여러 상품을 수출하고 있지만 금융기관들은 대부분 ‘우물안 개구리’식 영업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ETF는 주가지수와 원자재, 채권, 환율 등을 추종해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다. 그 시장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고 한국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운용 ETF 순자산이 141조원으로 전세계 11위에 랭크돼 있는 상태다.

박현주 회장은 ETF의 태동기인 지난 2011년 22억달러(약 2800억)에 캐나다 ETF사인 호라이즌스를 인수, 글로벌 영토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당시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도 있었으나 이 회사는 이후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려왔다. 인수시점에 3조원 수준이었던 운용자산은 현재 31조원 규모로까지 성장했다. 해외 자본시장 트렌드에 밝은 박 회장의 정확한 미래예측이 들어맞은 케이스였다.

이어 박 회장은 2018년 미국의 ETF 운용사인 글로벌X를 5억 달러에 사들였다. 이 회사도 매년 30%씩  큰 폭으로 성장하며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ETF 운용자산이 인수 당시 11조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55조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에 따라 미국 글로벌X의 기업가치도 인수시점보다 최대 5배 이상 상승했을 것으로 평가된다.

박현주 회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보다  ‘오너십 경영’의 장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단기 실적에 급급하지 않고 장기적인 포석 아래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그가 증권회사 말단 직원부터 시작해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최고의 자본시장 전문가 입지를 굳힌 것도 미래에셋의 성공적인 해외 영토 개척에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영어로 된 신문과 관련 서적을 끊임없이 탐독해 글로벌 자본시장 트렌드에 누구보다 정통한 인물로 인정받고 있다.

CEO가 누구냐에 따라 한국의 금융사들도 얼마든지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을 박현주 회장이 증명해준 셈이다.

박현주 회장의 성공적인 글로벌 ETF시장 공략을 계기로 다른 금융사들의 해외시장 개척도 탄력을 받길 기대해 본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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