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子 종윤·종훈, 프리미엄 얹어 지분 매각할 것"
"주주들, 내 입장·결정 지지해달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왼쪽)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실장. /한미약품·이소영 기자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왼쪽)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실장. /한미약품·이소영 기자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실장을 '적통이자 고 임성기 회장의 뜻을 이을 승계자'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회사를 혼돈으로 몰아간 두 아들(임종윤·종훈 형제)에 대해선 "가슴이 찢어질 듯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26일 오전 임주현 실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자신들을 한미약품 사장에서 해임한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송영숙 회장은 다시 입장문을 발표하고, 아들들의 선택과 행동을 신임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송영숙 회장은 이날 "지난 3년간 아들 둘에게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조언과 협력을 요청했지만 매번 거절당했다"며 "아들들은 회사를 지키는 일보다 '프리미엄을 받고 자기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두 아들의 심성과 성격, 둘의 현재 사정은 그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면서 "나 역시 이 방법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제약 발전에 버팀목이 되는 한미그룹을 만들자던, 50년 전에 남편과 했던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송영숙 회장은 "장·차남은 OCI와의 통합을 저지한 후 일정 기간 경영권을 보장해 준다는 해외 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해외 자본의 속성상 그들은 수익에 혈안이 돼 한미그룹 가족(임직원)들을 지켜주지 않고, 일부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다. 1% 가능성에 도전하는 신약개발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아들의 선택에는 아마 일부 대주주 지분도 약속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1조원 운운하는 투자처의 출처를 당장 명확히 밝히고, 아버지의 뜻인 '한미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는 길'을 찾으라"고 일침을 가했다. 

형제 측을 지지하고 나선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 대해서는 "신동국 회장에게 내심 기대했던 것은 그가 아들 둘을 설득해 분쟁 상황을 종결시키고, 모두 함께 한미그룹 발전을 논의해가는 토대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기대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두 아들이 어떤 제안을 했는지 모르지만 신동국 회장의 결정을 남편(고 임성기 회장)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상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두 아들에 대한 믿음으로 지금까지 참아왔지만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송영숙 회장은 "나는 임성기의 이름으로, 한미그룹 회장이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서, 장녀 임주현을 확고한 승계자로 세운다"며 "이번 사태를 돌아보며 임성기의 꿈을 지켜낼 수 있는 자녀는 오직 임주현뿐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송영숙에게 모든 걸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임성기의 이름으로 나는 오늘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를 이어갈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주주들에게 "한미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주주총회를 앞두고 나의 이 결정이 임성기의 뜻을 지켜내는 버팀목이 되길 희망한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제약기업으로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회사를 지키고자 하는 많은 주주들께 나의 이 입장과 결정을 지지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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