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출석하는 '마약투약 혐의' 오재원 / 연합뉴스
영장심사 출석하는 '마약투약 혐의' 오재원 / 연합뉴스

[한스경제=이현령 기자] 마약 투약 혐의 등을 받는 전 국가대표 야구 선수 오재원(39)이 전·현직 야구선수들에게 부탁해 향정신성의약품을 대리 처방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25일 SBS 보도 등에 따르면 경찰은 오재원은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에도 그가 다른 사람을 통해 향정신성의약품을 대리 처방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앞서 9일 오재원과 교제하던 여성이 그와 마약을 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다음날 조사 당시 오재원은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귀가 조처됐다. 그러나 경찰은 오재원의 모발 정밀검사 진행 과정에서 오재원의 지인이 살던 집 소화전에서 발견된 필로폰과 주사기에서 나온 DNA와 오재원의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이어갔다.

오재원은 조사를 받은 사흘 뒤인 지난 13일에도 수면제를 대리 처방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그날 오재원이 자신이 운영하는 야구 학원의 한 수강생을 통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은 점을 파악했다. 오재원은 또 과거 수강생 학부모, 가족, 자신이 운영하던 카페의 직원들 등의 명의로도 수면제를 대리 처방 받아왔다고 한다.

25일 채널 A는 오재원이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와 현역 후배 야구 선수에게도 대리 처방을 부탁했다고 보도했다.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A 씨는 오재원이 몸이 아프다며 연락해 대리 처방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당시 오재원이 부탁한 약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스틸녹스'였다고 한다. 

오재원은 ‘제 2의 프로포폴’이라고 불리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구매해 투약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은 오재원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 마약류를 구매한 것으로 파악하고 판매자 중 한 사람을 추적하고 있다. 프로포폴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에토미데이트는 신체적 중독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마약류로 지정돼 있지는 않지만, 심리적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

오재원은 지난 19일 긴급 체포됐다. 22일 법원은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오재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이날 호흡곤란을 호소해 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오재원은 현재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경찰은 보완 수사 진행한 후 그를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오재원은 지난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등 국가 야구 대표팀 선수로도 선발됐다. 그는 2022년 현역에 은퇴해 야구 해설위원으로 나섰으나 논란에 휩싸여 사퇴했다. 

이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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