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태·풍·연 신재생 핵심설비 누적용량, 발전사 '최대'
4년 연속 태양광·풍력·연료전지 누적용량 발전사 1위… 2023년 944MW
지역에 맞는 신재생 사업 제시... 이익공유형 모델로 지역주민과 상생
 소양강댐 상류 8.8MW 양구 수상태양광 전경. / 한국동서발전 제공.
 소양강댐 상류 8.8MW 양구 수상태양광 전경. / 한국동서발전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한국동서발전이 전통적인 '화력발전소' 중심에서 지속가능한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 과정에서 지역과 함께 상생하며 지방소멸에 맞서는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이 자리잡으면서 성공적인 에너지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동서발전에 따르면 태양광·풍력·연료전지로 대표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누적용량이 4년 연속 발전사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석탄발전 상한제 및 온실가스 감축 요구 등 대내외적 위기 속에서 신재생발전 설비를 적극적으로 확장해 에너지전환의 성공적 추진과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해창만·양구 등 전국 19개 지역에 태양광 총 용량 102MW(메가와트), 울주군·석문면 등 2개소에 연료전지 27.9MW의 추가 건설을 완료했다. 2023년 말 기준 신재생 핵심설비 누적용량은 태양광(522MW)과 풍력(252MW), 연료전지(170MW)로, 총 944MW에 이른다. 이는 화력발전사 중 최대치로, 설비용량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현재 태양광은 11개소에서 103MW 용량을, 육상풍력은 양양·영덕·횡계 등에서 건설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국내 1호 공공주도 해상풍력 사업권을 따내면서 바다에서 바람 자원까지 확보했다. 무탄소 연료인 수소를 이용하는 연료전지도 미래의 수소경제를 준비하기 위해 발맞춰 개발 중이다.

◆ 전담 사업개발 조직, 지역밀착형 사업 개발

동서발전의 이 같은 에너지전환은 신재생에너지를 담당할 전담 조직 구성으로 출발했다. 여기에 지역 특색에 맞춤한 '상생'이라는 모토는 늘 함께했다.

이를 위해 본사는 주로 재생에너지 관련 제도개선을 담당하고, 전국의 5개 지사에서는 사업개발을 전담하도록 개편했다. 충청·호남·영남·강원·경인지사를 설립하고 발전사 중 최대규모의 인력을 배치했다. 

적극적으로 신재생개발에 참여할 인력을 100명 규모로 선발한 후 어떤 유형의 신재생에너지가 적합한지 조사를 진행해 지역별 특성을 파악했다.

동서발전 측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지역에 가까이 다가갈지, 수요자의 니즈가 무엇인지 면밀히 점검한 후 동서발전이 제공할 수 있는 제안과 서비스를 지역밀착형으로 유형화했다"고 설명했다.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사진 가운데)이 주영남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왼쪽에서 첫번째)과  모판을 옮기며  모내기작업  일손을 돕고 있다. / 동서발전 제공.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사진 가운데)이 주영남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왼쪽에서 첫번째)과  모판을 옮기며  모내기작업  일손을 돕고 있다. / 동서발전 제공. 

◆ 지역 특성 맞게 '지붕·수상·영농형 태양광' 제시 

동서발전은 지붕, 저수지 수면, 농지 윗부분 등 햇빛이 충분히 비치면서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부지를 파악하면서 태양광 사업개발을 시작했다.

지붕태양광은 사용하지 않는 지붕 부지를 활용해 소유주가 자체 전력을 생산해 쓰거나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동서발전은 지금까지 울산, 충남 등 전국 각지의 산업단지에 18.9MW 용량의 지붕태양광 건설을 완료해 기업의 부가수익을 창출하며 윈윈(win-win)했다. 

저수지나 댐 등의 수면에 태양광 패널을 띄우는 수상태양광은 물에 반사되는 빛까지 활용할 수 있어 육상 태양광보다 발전효율이 10%가량 더 높다. 지난해 소양강댐에 준공된 양구 수상태양광(8.8MW)은 연간 약 11.7Gwh(기가와트시)의 전기를 4000여가구에 공급하고 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위 4~5m 높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농한기 등 일년내내 전력판매 수익을 추가로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시범사업과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산물 수확량이 줄어드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LED 광원을 활용하고, 태양광 지붕을 활용해 빗물을 효율적으로 쓰는 용수공급 시스템을 갖추는 등 '농사+전기생산=농지이모작'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태양광의 발전시간을 늘리기 위해 모듈을 수평·수직방향 동시 설치하는 등의 실증연구를 완료한 후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이러한 실증 데이터는 정부의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제정을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태백가덕산 풍력발전소 2단계 3~5호기 전경. / 한국동서발전 제공.
태백가덕산 풍력발전소 2단계 3~5호기 전경. / 한국동서발전 제공.

◆ 주민참여형 1호 성공...'동해안 윈드벨트' 구축까지

지역밀착형 사업추진과 함께 지역주민들에게 최대한 많은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모델을 설계했다. 사업의 성공이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수익이 되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정부가 신재생 주민참여사업에 대한 REC(재생에너지 인증서) 추가가중치를 부여하며 힘을 실어주자 동서발전은 자체 이익공유모델 가이드라인을 수립한 후 REC 추가 수익금까지 주민에게 환원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육상풍력은 넓은 부지가 필요하고 발전 소음 등으로 주민들의 수용성 확보가 어렵다. 동서발전은 그 한계를 극복하고 주민참여형 사업을 적극적으로 개발한 후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지난 2020년 태백가덕산풍력 1단계에서는 지역주민들이 마을기업을 설립, 사업에 참여해 국내 최초 주민참여형 1호가 됐다. 이후 지난해에는 양양풍력(46.2MW), 영덕해맞이풍력(34.4MW), 횡계풍력(26MW)이 착공됐고 2025년까지 준공될 예정이다. 동서발전은 울진·안동·삼척·포항풍력까지 포함해 현재 1185MW 규모의 육상풍력을 개발 중이며, 동해권 윈드벨트(Wind Belt)를 구축하고 있다. 

비교적 부지 활용이 자유로워 대규모 건설이 가능한 해상풍력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국내 1호 공동주도 공모사업인 제주 한동·평대 해상풍력(104MW)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이 공동투자하고, 주민참여 REC 추가가중치 수익 전액을 지역사회에 환원했다. 낙후지역인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와 평대리를 관광자원화해 지역과의 상생발전을 지속적으로 도모할 예정이다.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은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발로 뛰며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힘쓴 결과"라며 "에너지 전환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동서발전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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