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한 버스 정류장 안내판에 버스들이 출발 대기 중이라는 문구가 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한 버스 정류장 안내판에 버스들이 출발 대기 중이라는 문구가 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근현 기자] 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 결렬로 28일부터 파업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하철 운행 횟수를 늘리고 무료 셔틀버스를 투입하는 등 시민 불편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시행한다.

버스 기사 1만8000여명이 소속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지난 27일 오후 3시부터 28일 새벽까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임금 협상을 벌였지만 협상은 오전 4시 최종 결렬됐다.

이로써 서울 버스 노조는 오전 4시 첫차부터 버스 운행을 중단한다. 파업에 참여하는 서울 시내버스는 총 61개사 7000여대로 전체의 98%에 달한다. 다만 보광운수, 정평운수, 원버스 등 12개 노선은 정상 운행한다.

서울에서 버스 파업이 벌어지는 것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에는 출근 시간 직전에 극적으로 타결이 이뤄지면서 20분 만에 파업이 끝났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노조는 임금 호봉별 시급 12.7% 인상, 호봉별 근속년수 1~9호봉에서 1~11호봉으로 변경, 정년 이후 조합원 1호봉 임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서울의 실질적인 생활비가 인천에 비해 18% 정도가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버스 운전 기사들의 시간당 임금이 인천 버스 운전 기사들보다 낮게 돼 있어 서울 시내 버스의 신규 입사자 감소, 그리고 인천과 경기 등 인근 지역으로의 이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인근 시·도 동종 버스노동자의 임금수준 이상으로 임금 개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측은 시급 2.5% 인상안을 제시하며 맞섰다. 사측은 최근 5년간 물가 상승률과 임금인상률을 감안하면 노조의 주장은 과도한 요구라며 반대해왔다.

사측은 "부산과 대구 시내버스 노사가 올해 각각 4.48% 임금인상률에 협상 타결한 사례와 비교해도 서울 노조 측의 요구는 2.8배나 높은 인상률"이라며 "연간 4344억원의 환승 손실금이 발생하는 가운데 이번 노조 측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면 연간 1841억~1923억원이 추가로 발생될 수밖에 없어 막대한 비용 증가는 결국 시민들의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또 "지금도 서울 시내버스 운전 기사가 전국 7대 특별·광역시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며 "최근의 물가상승률과 공무원 임금인상률 등을 감안해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2.5% 임금인상률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업이 시작됨에 따라 서울시는 28일 오전 4시 첫차부터 비상 수송 대책을 시행한다.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 1시간을 연장 운행한다. 심야 운행 시간은 익일 오전 2시까지 1시간 연장된다.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위해 25개 자치구에서 무료 셔틀버스 480대가 투입된다.

지하철 혼잡 시간은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로 조정돼 열차가 추가 투입된다. 막차 시각은 종착역 기준 익일 오전 2시까지 연장된다.

지하철 연계를 위한 무료 셔틀버스는 총 119개 노선에 480대가 투입돼 1일 총 4959회 운행한다.

다산콜재단, 교통정보센터 토피스, 서울시 매체, 정류소의 버스정보안내단말기는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한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원만한 노사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활용 가능한 모든 교통 수단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김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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