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물이 터빈을 통과하면서 메탄가스 대량 배출
영국 스타트업 ‘블루메탄’, 대기 중 가스 포집해 전력으로 바꾸는 기술 연구
기술 개발 성공 시 화석연료 의존 줄이고 산업과 개도국에도 도움 될 전망
브라질과 파라과이 국경에 있는 이타이푸 댐 / 연합뉴스
브라질과 파라과이 국경에 있는 이타이푸 댐 / 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청정에너지원으로 알려졌던 수력발전이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대량의 메탄가스 방출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력발전은 많이 알려진 재생에너지이지만, 물이 발전용 터빈을 통과할 때 많은 양의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이에 영국의 한 스타트업이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메탄을 포집해 새로운 전력원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27일(현지시간) 영국 스타트업 ‘블루메탄(Bluemethane)’이 수력발전과 저수지, 하수처리장 등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를 포집해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간의 활동으로 매년 배출되는 510억톤(t)의 온실가스 중 30억t은 물에서 나온다. 여기서 나온 메탄은 거품 형태의 가스로 변한다. 이를 발생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의외로 수력발전 댐과 저수지다.

수력발전 댐과 저수지는 가장 오래된 형태의 재생에너지로 여겨지지만, 물이 발전용 터빈을 통과할 때 약 10억t의 메탄가스가 발생한다. 물속에 용해된 온실가스가 발전소 터빈이 돌아갈 때 다량의 메탄이 나오는 것이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이 지난 2월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집중 폐수처리시설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은 미 환경보호청(EPA)의 보고서에 기재된 내용보다 약 2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메탄이 온실가스의 30%를 차지하는 만큼 메탄 배출 억제는 단기적 기후대응 방법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영국 생태수문연구소 환경 물리학자이자 메탄 배출 연구원인 캐럴 헬프터는 “물속에 메탄이 있다고 해서 그게 모두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수력발전 댐의 터빈은 메탄가스 거품이 방출되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블루메탄은 수력발전 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포집해 전력 공급원으로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루이스 팔론스 벤타타 블루메탄 최고경영자(CEO)이자 공동 설립자는 “현재 영국 북서부의 상수도 회사 유나이티드 유틸리티와 함께 저수지, 하수처리장 등에서 방출되는 메탄을 포집, 바이오가스로 전환 후 전기를 공급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라고 전했다.

블루메탄과 유나이티드 유틸리티는 지금보다 물을 더 끌어올리는 방식이 아닌 대기 중 메탄을 포집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또한 이 기술은 기존 인프라에 쉽게 설치할 수 있어 각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서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벤타타 CEO는 “포집한 메탄을 바이오가스로 바꿔 발전용 전력으로 사용하거나 ‘친환경’ 천연가스로 개량해 난방, 발전,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고 또는 수소로 전환해 연료전지로 개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블루메탄은 수력발전이 주요 에너지 공급원인 브라질의 '오픈 하이드로(Open Hydro)'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오픈 하이드로는 투쿨루이 댐의 메탄 배출량을 계산하고 담수 시스템의 탈탄소화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이 파트너십을 통해 블루메탄은 메탄 포집 기술을 제공하고, 수력발전 사업자가 탄소 배출권 등의 금전적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한편 헬프터는 인도 벵갈루루에 있는 호수 내 높은 메탄가스 농도로 화재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아프리카 르완다와 콩고민주공화국 국경에 위치한 키부 호수에 대량의 메탄이 매장돼 있다고 덧붙였다.

키부 호수는 5개 에너지 회사가 메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추출하고 있다. 그러나 블루메탄이 연구 중인 기술이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적용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는 “인도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메탄 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후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블루메탄의 기술로 메탄을 포집하면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폭발로 인한 화재 위험도 줄이는 일석이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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