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엑손모빌, 아람코, 쉘, BP 등에 투자 늘어
넷제로 은행연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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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지은 기자] HSBC, 바클레이스, BNP파리바 등 유럽 최대 은행들이 탄소배출 제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공약한 지 1년도 안 돼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는 석유 및 가스 회사에 240억파운드(약 330억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현지시간)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는 주요 은행들의 자금 지원을 받아 새로운 유정을 시추하고 가스 매장량을 늘리기 위한 투자가 국제 협약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이며, 재생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노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많은 은행들이 탄소 배출 감소 목표를 설정하도록 요구하는 유엔 주관하에NZBA(Net-Zero Banking Alliance 넷제로 은행 연합)에 서명했다.

그러나 ESG 행동투자기관이자 비영리단체인 셰어액션(ShareAction)의 분석에 따르면  배출가스 감축에 서명한 25개 은행이 대규모 석유 및 가스 확장 계획을 가진 50개 회사에 240억파운드의 대출 및 기타 자금 지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회사에는 배출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주주의 요구를 무시한 미국의 엑손모빌(ExxonMobil), 국영 석유 회사인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 런던에 상장된 쉘(Shell) 및 브리티시 페트롤리엄 컴퍼니(BP) 등 최근 몇 달 동안 가스 가격 인상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은 회사들이 포함됐다. 

그동안 이 은행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금융회사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HSBC 측은 “석유, 가스, 전력 회사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 기반 목표를 발표할 것이다”라며 "우리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이루기 위해 우리의 고객들과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클레이스 또한 “2050년까지 넷제로 은행이 되려는 목표 일환으로 북극에서의 화석연료 탐사에 대한 제한과 함께 석탄, 석유, 가스를 포함한 에너지로부터 조달된 배출량을 2025년까지 15% 감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BNP 바리바는 “새로운 에너지로 모델 전환을 전념하고 있는 유럽 에너지 회사들에게 자금을 지원했으며, 재생 에너지와 다른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여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다”라고 주장해왔다. 

도이치방크 역시 “고탄소 비즈니스 모델에서 저탄소 및 무탄소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기 위해 고객과 긴밀한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혀왔다. 

기후 과학자와 경제학자들은 석유 및 가스 생산 확대를 중단하는 것이 기후 위기의 주요 원인인 전세계 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필수적이라고 경고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는 지난 5월 2050년까지 전 세계에 넷제로에 도달할 기회를 주고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C 이상 높은 온도 상승을 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전과 가스전을 개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형 회계법인 EY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기업의 70%가 배출가스 감축 계획에 대해 투자자와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혔으며 42%는 주주들은 경쟁자가 먼저 행동할 때까지 기다리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쉐어액션의 선임 리서치 매니저인 사비에르 레린은 “수요가 지구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할 만큼 충분히 감소하지 않는다면, 경제는 심각한 물리적 기후 영향을 받게 된다"며 "때문에 에너지 회사, 은행, 투자자들의 가치는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에 본부를 둔 NZBA 사무국 대변인은 “2021년 4월 가입한 넷제로 은행 연합 회원 멤버들은 2022년 가을에 첫 번째로 2030년을 목표로 정할 예정”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과학 기반 기후 시나리오에 명시된대로 1.5도 전이 경로를 초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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