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 3∼4월 폭염 연구....매년 1%확률이 기후 위기로 인해 30배 증가
인도 라자스탄주의 한 마을에서 마른 채 바닥을 드러낸 연못/연합뉴스
인도 라자스탄주의 한 마을에서 마른 채 바닥을 드러낸 연못/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지구 온난화로 의해 인도와 파키스탄이 폭염을 겪을 확률이 30배 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후 과학자들의 연구가 나왔다. 

다국적 기후 연구 단체인 세계기상속성(World Weather Attribution) 그룹은 기후 변화의 영향 또는 결핍에 대한 극단적 기상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최근 인도 북서부와 파키스탄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연일 치솟는 가혹안 더위로 최소 90명이 사망하고 히말라야 빙하가 녹으면서 홍수가 발생했다. 3월 중순 이후에는 극심한 기온과 낮은 강우로 인해 사망, 농작물 손실, 산불, 전력 및 수도 공급 중단 등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

3월은 122년 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인도에서 가장 더웠으며 파키스탄도 기록적인 기온을 기록했다. 3월 인도에서는 평년보다 71%, 파키스탄에서는 62% 적은 비가 내리는 등 극도로 건조했다. 4월에는 폭염이 심해지고 5월에는 최고 기온이 섭씨 50안팎까지 치솟았다. 

이번 분석은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은 지역인 인도 북서부와 파키스탄 남동부의 3월과 4월 사이의 하루 평균 최고 기온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은 오늘날의 더운 기후와 인간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가상의 세계를 비교해 얼마나 자주 폭염이 닥칠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시행했다. 

연구진은 “긴 관측 기록의 부족과 기타 불확실성 때문에 연구결과는 보수적(가장 낮은 추정치)이며 그러한 사건의 가능성은 온난화가 시작되기 전보다 30배 이상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장기간 지속되는 폭염이 매년 1%씩 발생할 확률로 드문 사건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기후 위기가 폭염 가능성을 약 30배 더 높게 만들었다고 계산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기후 위기가 없었다면 매우 드문 일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IIT 델리의 대기 과학 센터의 크리슈나 아추타라오 교수는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높은 기온이 흔하지만, 이례적으로 고온이 너무 일찍 시작됐고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겨우 1.2도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이미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만약 기온이 섭씨 2도까지 올라간다면,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5년마다 현재와 같은 강렬한 폭염이 예상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폭염은 전력 부족과 인도의 밀 작황에 지장을 줬으며,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부채질 하고 있다.

인도는 냉방 전력 수요 급증과 석탄 가격 상승으로 인해 발전소 가동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로 인해 라자스탄주, 펀자브주 등 여러 곳에서는 단전이 자주 발생했다.

인도는 또한 폭염이 일찍 시작되고 비가 내리지 않아 밀 생산량이 타격을 입었다. 이후 정부의 밀 수출 금지 조치로 세계 가격이 6% 상승하면서 세계 식품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다른 폭염과 마찬가지로 이번 폭염도 빈곤층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후 분석 단체와 연구팀의 일원인 이슬라마바드의 기후 과학자 파하드 사이드 박사는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지구 온난화의 현재 수준이 이 지역의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적응할 수 있는 한계를 넘고 있다는 것”이라며 “1.5도를 초과하는 온난화는 강력한 적응과 완화 조치가 없는 취약한 인구에게 생존상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프리데라이크 오토 박사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에서 폭염은 가장 치명적인 기상이변”이라며 “온실 가스 배출을 계속하는 한 이와 같은 사건은 점점 더 흔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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