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가는 길이 곧 역사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한스경제 김호진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양현종(34)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은 날이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게다가, KBO리그 개인 통산 151번째 승리를 팬들과 함께해 더욱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대뜸 팬들이 있는 관중석으로 향했다. 그는 착용하고 있던 목걸이를 팬들에게 선물해 환호를 받았다.
양현종은 2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2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팀이 삼성에 11-5로 승리하면서 시즌 4승(2패)를 따냈다. 이날 승리로 KBO리그 통산 151승을 쌓은 그는 이강철(56) KT 위즈 감독을 넘어 구단 역대 최다승 투수로 올라섰다. 지난 2007년 KIA에서 데뷔해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며 15년 만에 대기록을 썼다. 2014년 이후 2020년(2021년 미국 진출 제외)까지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거두며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거듭났다.
지난 2007년 9월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리그 첫 승을 따낸 그는 2017년 7월1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개인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1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승을 쌓으며 송진우(210승), 이강철(152승), 정민철(161승)에 이어 역대 4번째로 150승을 달성했다. 게다가 34세 2개월 18일로 정민철 한화 이글스 단장이 보유하던 35세 2개월 27일의 기록을 넘어 역대 최연소 150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유독 약했던 '라팍'(삼성 라이온즈파크) 징크스를 깨고 대기록을 작성하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양현종은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팀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라이온즈파크에서 유독 약해서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는데 팀이 승리할 수 있어 더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후 양현종이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선물을 건네는 장면이 포착됐다. 양현종은 "재작년부터 제 목걸이를 스폰해 주는 회사와 함께 승리할 때마다 팬들에게 목걸이를 선물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승리를 따내 더 많은 팬들에게 목걸이 선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KIA 선수들은 호랑이 담요 세리머니로 팬서비스를 하고 있다. 선수들이 뽑은 수훈선수가 호랑이 담요를 몸에 두르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직접 낸 아이디어다. 담요를 공수해올 정도로 적극적이다. 양현종은 "선수들이 처음에는 부끄러워했지만 지금은 다들 좋은 분위기 속에서 팬들과 어울리고 있다"고 밝혔다. 팬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팬들의 사랑을 등에 업은 ‘대투수’ 양현종의 전진은 계속된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관련기사
- 구단 최다승 달성… 진짜 '대투수'의 길로 가는 양현종
- 해외 유턴파의 1군 복귀 조건… "본인 스윙을 하라"
- 달리고 싶은 야생마... '8이그'는 터질까
- 상승세 KIA, '천적' 삼성마저 잡았다
- 실책 많아도 너무 많다… 야구 흥행에 찬물
- 물방망이가 불방망이로... KIA가 '투자의 맛'을 만끽합니다
- "오늘을 기다렸다!" KIA, 대구 원정 스윕으로 복수 성공
- '서로 상황은 비슷한데'… 키움과 롯데, 성적은 왜 다를까
- 전직 마이너리거와 국대가 돌아왔다… 삼성, 반격의 서막 연다
- '타선 폭발' KIA, 소크라테스-황대인 홈런포 엮어 13-10으로 두산 제압
-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팀 문화" 키움의 상승세, 다 이유 있네
- 뷰캐넌의 '본캐'는 야구선수, '부캐'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