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5월 16승 9패로 KIA 다음 최고 성적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팀 문화가 지금의 키움을 만든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주전으로 뛰고 싶다'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상승세를 탄 것 같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매년 숱한 위기를 겪었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 사건·사고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올 시즌 초반엔 더 힘들었다. 팀의 기둥이었던 박병호(36·KT 위즈)가 이적했고, 뒷문을 지켰던 마무리 투수 조상우(28)가 입대했다. 설상가상으로 주전 포수 박동원(32·KIA 타이거즈)마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전문가들 입 모다 "이번에야 말로 하위권에 머물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2위에 올라 있다.
키움은 지난달을 16승 9패로 마감했다. 5월 성적만 보면 KIA(17승 8패)에 이어 2번째로 좋다. 팀 평균자책점 1위(3.27)를 기록한 마운드의 힘이 주효했다. 안우진(23)과 에릭 요키시(33)가 6, 5차례씩 등판해 각각 6승, 4승을 수확했고, 타일러 애플러(29)는 2승으로 제 몫을 했다. 김태훈(30)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이승호(23)가 든든하게 뒷문을 지켰다. 홍원기(49) 키움 감독은 "개막 때 ‘4월과 5월을 잘 버티면 6월부터는 좋은 승부가 될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계획대로 다 되는 건 없지만, 5월에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고 말했다.
이종열(49)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1일 본지와 통화에서 "선발 투수들이 좋다. 키움의 1선발 안우진은 언터처블이다. 한현희(29), 최원태(25) 등도 좋다. 선발 투수들이 5이닝 이상 던져 주면 게임이 잘 풀린다. 확실하게 쳐 줄 수 있는 타자들도 있다. 이정후(24)와 김혜성(23) 등이 대표적이다"며 "거기에 더해 팀 문화 자체가 훈련으로 많이 배우는 걸 기본으로 한다. 인기 팀의 기대를 모은 신인인 문동주(19), 김도영(19) 등은 게임을 나가기도 어렵다. 그러나 박찬혁(19)은 게임을 소화하고 있다. 어리지만 다른 팀에 비해 잘 해주고 있다. 김혜성의 4번 타자 기용도 저는 의아하게 바라봤지만, 결과가 좋다. 마무리 조상우가 빠졌지만 다른 선수들이 잘 막아주며 시너지를 낸다"고 상승세의 이유를 설명했다. 반대로 우려스러운 점에 대해서는 "중심을 잡아줘야 할 때 흔들리면 위기가 찾아온다. 팀의 위기에서 구해야 하는 선수들이 어리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이정후, 김혜성 등이 부상이나 부진에 빠지면 팀이 전체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 그 때가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한 야구인도 이종열 위원과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가장 좋은 건 팀의 문화가 잘 정착돼 있다. 야구에 대한 생각, 목표 의식 등이 다른 팀보다 좋다. 강정호(35)와 박병호,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했는데 그 선수들은 현재의 목표에 안주하지 않고 큰 그림을 그렸다. 안우진도 해외에 가고 싶어 한다. 주전에 만족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를 후배들이 배우면서 문화로 정착됐다"며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는 다를 수 있다. 정규리그 전력상 4강 안에는 들어갈 수 있겠지만, 가을야구에선 경험 부족이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짚었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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