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삶에 배어 있는 정리정돈 습관
먼 훗날 꿈보단 당장의 목표에 집중
서장훈. /KBL 제공
서장훈. /KBL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성공한 사람들은 과연 어떠한 생각을 하면서 살까.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 머릿속에 떠올려 봤을법한 질문이다. 성공한 스포츠 스타들은 실제로 성향과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루틴 등에서 어느 정도 공통점들이 존재했다. 그동안 수백 명의 정상급 스타들을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한 이들의 일급 비밀노트를 풀어보려 한다.

◆ 삶에 배어 있는 정리정돈 습관

정리정돈은 성공한 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습관이었다. 단순히 외적으로 청결하고 물건을 가지런히 두는 것뿐 아니라 생각의 정리나, 인간관계의 정리도 포함한다.

방 청소가 취미인 선수들도 많다. 현역 시절 프로농구 국보급 센터로 불렸던 서장훈(48)은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깔끔하다. 그는 청소와 정리정돈의 달인이다. 바깥에서 입던 외투나 양말을 벗지 않고 침대에 오르는 걸 싫어하며 집안에 늘 먼지가 보이지 않도록 청소한다. 그는 선수 시절 경기를 앞두곤 전쟁에 나가는 장수처럼 또는 구도자의 자세로 방을 깨끗하게 하고 몸도 말끔히 씻어 준비를 했다. 경기 전 루틴이었다. 그의 샤워 시간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긴 약 1시간에 이른다.

한미일 프로 통산 61승을 거둔 여자골프 전설 신지애(34)와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박성현(29)도 정리정돈의 대가들이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출신인 이들은 정리정돈에서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낀다. 신지애는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시간이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우승을 이룬 역대 2번째 사령탑 전희철(49) 서울 SK 나이츠 감독은 “결벽증까진 아니지만, 남자치곤 깔끔한 편이다. 집을 싹 뒤져서 정리하고 맞춰놓으면 개운해지는 느낌이 든다. 제가 헤어스타일 등 한결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이유도 선수들과 운동하러 나갈 때 머리에 새집을 진 것처럼 해서 나가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그런 모습의 저를 보는 걸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다고 했다. 대인관계에서도 정리정돈을 칼같이 하는 편이다.

정리정돈은 성공의 출발점이 되곤 한다. 윌리엄 H. 맥레이븐(67·미국)의 2017년 저서 ‘침대부터 정리하라’에도 비슷한 교훈이 나온다.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제거를 위한 ‘냅튠 스피어’ 작전을 지휘했던 저자는 하루의 시작과 함께 맞이하는 침대 정리 같은 간단한 임무 완수가 자부심과 용기를 주는 일이고, 그로부터 많은 다른 임무 수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깨달았다.

정리정돈은 성공한 이들에겐 하나의 멘탈 트레이닝 과정이다. 사실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그 사람의 업무 능력은 책상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오간다. 어딘가 지저분한 상태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사람과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는 사람의 자세는 대체로 다를 수 밖에 없다. 깔끔한 외모와 말쑥한 패션은 비즈니스 사회에서 커다란 경쟁력이며 생각 비우기와 단순화된 라이프스타일 역시 무언가에 더 집중하게 하는 동력이 된다.

박민지가 본지와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김민호 기자
박민지가 본지와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김민호 기자

◆ 먼 훗날 꿈보단 당장의 목표에 집중

성공한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의외로 ‘꿈이 없다’는 점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먼 미래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의미다. 흔히 책과 미디어에서 “꿈을 크게 가져야 성공한다”고 한 것과는 반대의 메시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만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인자 박민지(24)는 “목표는 우선 1승이다. 만약 1승을 달성하면 다음 목표를 재설정할 것이다. 한 번에 너무 높은 목표를 설정하면 거기까지 가는데 힘이 들 것 같아서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그는 지난달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벌써 3승까지 도달했다.

10년 후보단 1년 후를, 1년 후보단 1개월 후를, 1개월 후보단 일주일 후를, 일주일 후보단 당장 내일을 대비하는 사고방식이 성공한 이들의 머릿속에 대체로 깔려 있다. 여자골프의 선구자 박세리(45)는 30여년 선수 생활을 하면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당장 닥친 상황에서의 목표 설정과 이행을 꼽았다. 그의 좌우명은 ‘열심히, 감사히, 부지런히’이다. 그에게서 주어진 현재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려 노력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멀리 있는 원대한 꿈보다 가까이 있는 작은 목표에 집중하는 역순의 사고는 많은 부를 이룬 부호들에게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단기간에 부를 이룬 사람들 중엔 훗날 달성하고 싶은 목표 자산 액수를 정하고 그걸 년이나 월, 일 단위로 나눈 후 그 기간 동안 투잡 등 어떤 일을 해서 얼마만큼의 수입을 벌어나갈지 세분화시키는 이들이 있다.

업계 꼭짓점에 오른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로 커다란 행복보단 주위에 있는 사소한 행복을 소중히 여긴다. 잠시 잘 나간다고 우쭐해 하지 않고, 못 나간다고 크게 우울해하지도 않는다. 평정심과 겸손이란 덕목이 몸에 배어 있다. ‘정리정돈’과 ‘현재’라는 키워드는 각각 주위 공간과 작은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런 소중함을 알기에 결국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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