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티빙-시즌 합병으로 국내 1위 OTT 자리 흔들
콘텐츠 다양성 및 월메이드 IP 발굴 집중
HBO맥스와 계약 연장 논의…해외 콘텐츠 라인업 강화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메리 퀴어'. 사진=웨이브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메리 퀴어'. 사진=웨이브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티빙과 시즌의 합병으로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양사 합병으로 토종 1위 자리에서 밀리기 된 ‘웨이브’가 향후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 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빙과 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OTT 티빙과 시즌 합병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단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만으로 웨이브(423만명, 6월 기준)를 제치고 약 560만명이 사용하는 새로운 토종 1위 OTT 사업자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양사는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각사 콘텐츠 역량을 결합해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국내 최고 OTT 사업자는 물론 글로벌 진출까지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도 KT와 CJ ENM은 다방면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에선 양사의 합병으로 웨이브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웨이브는 2019년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연합해 출범한 OTT로 지상파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빠르게 토종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방송 시장 변화로 지상파 영향력이 약화되고 JTBC, tvN 등 종편 및 케이블 콘텐츠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며 웨이브의 강점도 점차 옅어지기 시작했다. 최근 ‘왜 오수재인가’ 등 지상파 콘텐츠 흥행으로 신규 유료 가입자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경쟁자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지상파 콘텐츠 수급이 약점이던 티빙이 시즌과 합병으로 이를 극복할 것으로 예상되며 웨이브의 강점은 더 옅어질 전망이다. 또한 웨이브는 2025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입해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상반기 지상파 콘텐츠 외엔 눈에 띄는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하반기 공개 예정인 '약한영웅'. 사진=웨이브
하반기 공개 예정인 '약한영웅'. 사진=웨이브

이 때문에 웨이브가 하반기 공개 예정인 콘텐츠 흥행이 절실하다. 웨이브는 올해 드라마·예능·영화 오리지널 등 콘텐츠 30편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또한 콘텐츠 경쟁력을 위해 자체 기획·개발 스튜디오 '스튜디오웨이브'를 앞세워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고 방송사, 제작사, 영화사, 엔터사 등 주요 파트너들과의 연대해 콘텐츠 IP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계획이다.

웨이브는 하반기 콘텐츠 다양성을 강화해 반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권상우, 성동일 주연 '위기의 X',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액션 드라마 ‘약한영웅’ 등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약한영웅'은 강력한 글로벌 팬덤을 구축하며 최고 학원 액션물로 자리 잡은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만큼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또한 침체된 영화산업을 지원하는 것과 동시에 오리지널 킬러 콘텐츠 확보를 위해 올해 새롭게 영화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화제를 모은 ‘에덴’, ‘메리 퀴어’ 등 오리지널 예능 라인업도 힘을 보탠다.

아울러 현재 웨이브의 가장 큰 우군인 워너미디어의 OTT HBO맥스와 동맹도 강화한다. 웨이브는 지난해 7월 HBO와 콘텐츠 제휴를 통해 ‘왕좌의 게임’, ‘유포리아’ 등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팬덤을 확보한 HBO 시리즈를 월정액 독점으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재계약 논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업계에선 HBO가 한국 진출에 관심을 보인 만큼 이번 웨이브와 긍정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 관계자는 “시장 변화에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며 하반기 다양한 자체 오리지널 출시가 예고된 만큼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향후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 강화는 물론 HBO 해외 시리즈 공급도 충분히 보강될 것”이라 전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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