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은 빅스텝에 가계 이자 6조 5000억 증가…금리 상승 가능성 높아
흥행 참패한 안심전환대출, 신청 자격 요건 완화하며 이자 부담 줄이나
한은의 이달 말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된 가운데 일각에선 내년 은행 대출 금리 상단이 9%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은의 이달 말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된 가운데 일각에선 내년 은행 대출 금리 상단이 9%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차가 1.0%p나 벌어진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다시 상승폭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은행(한은)이 이달 말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통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출 금리가 9%에 육박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대출 차주들의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 금리 0.75%포인트(p) 인상했다. 이에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00%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는 200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3.75~4.00%에 달함에 따라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차는 1.0%p로 벌어졌다. 이에 한은 이달 말로 예정된 금통위를 통해 0.50%p 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로, 3개월 만에 다시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달 24일에 올해 마지막 금통위를 앞두고 있는 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두 번 연속 빅스텝을 밟으면 국내 기준금리는 3.50%로 올라선다.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는 기준금리로 인해 국내 대출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며 이자 부담이 천정부지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조사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 전체 가계 대출 차주의 이자는 3조 3000억원 가량이 증가하며 0.50%p 인상되는 빅스텝을 결정할 경우, 6조 5000억원 가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한은은 총 2.5%p의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가계 대출 차주의 이자는 약 33조원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은행의 대출 금리 상단은 연내 8%를 뚫을 것으로 추정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5.16~7.64%이며 고정금리는 연 5.35~7.37%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6.10∼7.55%이며, 대표적인 서민 대출상품로 불리는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은 연 5.18∼7.39%로 파악됐다. 

시중 은행의 대출 금리가 주담대, 신용대출, 전세대출 할 것 없이 13년 만에 연 7%대를 넘어선 것이다.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1.0%p 더 오를 경우, 대출 금리 상단은 9%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억원의 주담대를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갚는다면 금리가 4%일 때는 매달 191만원을 내야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금리가 6.5%로 인상될 경우, 매달 62만원이 늘어난 253만원을 내야 한다. 8%의 금리에선 매달 294만원을, 9%로 오르면 322만원을 내야 한다.

이렇듯 대출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하자 금융당국은 변동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분할 상환으로 대환할 수 있는 상품인 안심전환대출을 내놓았다. 하지만 누적 신청 건수와 금액이 3만 7412건에 3조 8289억원으로 신청률이 약 15.3%에 그치고 말았다.

이는 현실성 없는 기준 때문이다. 안심전환대출의 주택가격 기준은 4억원 이하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4억원 이하의 주택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부터 주택 가격 기준을 기존 4억원에서 6억원 이하로 확대했고 부부 합산소득도 7000만원에서 1억원 이하로, 대출 한도는 최대 2억 5000만원에서 3억 6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 9억원까지 신청 대상이 확대되면 이전보다 많은 고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며 "금리가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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