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BNK금융 회장 후보군 18인 확정…외부 추천 후보군 비공개
금융권 관치금융 비판 불거져…'모피아 낙하산' 우려 확대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군 18인이 확정된 가운데 외부 추천 후보군은 공개되지 않았다. /BNK금융그룹 제공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군 18인이 확정된 가운데 외부 추천 후보군은 공개되지 않았다. /BNK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이 공개되며 선임 과정이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외부 추천 후보군을 비공개로 밝힘에 따라 관치금융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이는 금융권에 일고 있는 '모피아 낙하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1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개최해 최고경영자(CEO) 후보군 롱리스트가 확정됐다. 후보군은 총 18명으로 내부 인사 9명, 외부 자문기관 추천 9명으로 이뤄졌다. 지원서를 제출한 후보자 대상으로 다음주 중 1차 서류심사 통해 1차 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7일 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이 자진 사퇴한 이후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이 시작됐다. 지주 내 후보로는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를 비롯해 최홍영 경남은행장,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 김성주 BNK신용정보 대표,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 김상윤 BNK벤처투자 대표 총 9개 계열사 대표들이다. 다만 외부 인사를 추천 받는 승계구조 변화로 논란이 생겼다.

김지완 전 회장의 취임 이후 2018년부터 BNK금융 CEO 승계 후보자 기준은 ▲지주 사내이사(상임감사위원 제외) ▲지주 업무 집행책임자 ▲자회사 CEO로 제한하고 있다. 검증된 내부 인사 기용을 원칙으로 한 내부승계 구조였다. 

그러나 지난달, 외부 인사 추천이 허용됐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BNK금융에 내부승계를 촉구했다. 금융노조는 "BNK금융지주 이사회는 여당 의원이 지적한 승계구조의 폐쇄성에 꽂혀 정상 운영돼 온 내부 승계 원칙을 허무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 전반적으로 관치금융에 대한 비판이 불거져 BNK금융의 주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NH농협지주는 12일 임추위 결과 회장 단독 후보로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초기 영입인사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했다.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도 지난달 금융위원회의 중징계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역시 돌연 자진사퇴를 결단해 당국의 압박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BNK금융은 13일 후보군을 확정했지만 외부 추천 후보 9인에 대한 명단 공개를 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선 최근 논란으로 인해 명단 비공개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금융권에 따르면 외부 추천 후보로 언급되는 인사로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권 4대 천왕'이라 불리던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장 출신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가 있다. 

이에 12일 금융노조는 BNK금융 회장 롱리스트 발표를 하루 앞두고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은 "대통령 철학과 다르게 금융권에 연이어 낙하산이 거론되고 있다"며 "BNK의 경우 이사회 규정까지 바꿔가며 외부출신 CEO 임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희원 BNK부산은행 노조위원장도 "정치권 문제 제기에 이은 감독원의 현장 조사와 압박, 이사회의 승계 규정 변경으로 인한 외부 자문기관 추천 허용 등의 과정은 전형적인 낙하산 프로세스와 너무나 유사하다"며 "언론에 오르내리는 모피아(재무부+마피아 합성어) 인사 등이 최종 후보로 정해진다면 현 정부의 공정과 상식뿐 아니라 자유시장경제주의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처럼 금융권 인사와 관련한 당국 및 모피아 낙하산 논란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당국의 입김으로 해석 가능한 상황이 계속 연출되며 관치금융 빙산의 일각이 드러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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