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문용균 기자] 1기 신도시 가운데 일산의 가격 상승률이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인 리얼투데이가 KB부동산 통계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월 기준 일산신도시가 있는 일산 동구의 1㎡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41만원으로, 10년 전인 2013년 말(349만원) 대비 83.6% 상승했다. 

같은 기간 1기신도시 가운데 아파트 값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분당신도시가 속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는 1㎡당 582만원에서 1431만원으로 145.8% 상승했다. 일산과 분당의 가격차는 2013년 말 1㎡당 234만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789만원으로 벌어졌다. 

평촌도 지난 10년간 세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일산보다 높은 수치다. 자료를 보면 2013년 말 평촌이 속한 안양시 동안구의 1㎡당 평균 매매가는 447만원이었으나 지난달에는 929만원으로 107.8% 상승했다. 

일산과 평촌 간 가격 격차는 2013년 말 98만원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88만원까지 벌어졌다.

일산은 부천이나 산본에 비해서도 집값 상승률 면에서 뒤처지는 상황이다. 부천과 산본은 10년간 1㎡당 매매가가 각각 94.4%, 85.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최근 부천 중동 일부 단지는 집값이 일산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중동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전용 84C형(2020년 입주)은 지난달 12억원(25층)에 팔렸다. 반면 일산요진와이시티(2016년 입주) 전용 84C형은 지난 9월 10억500만원(25층)에 매매됐다. 또한 2019년에 입주한 일산 킨텍스윈시티1블록 전용 84C형은 지난 9월 12억원(22층)에 팔리며 부천 중동 아파트와 가격 차가 없었다.

이처럼 1기 신도시 중 일산의 가격 상승이 유독 부진한 이유로는 일산 및 주변 지역의 공급 과잉이 지목된다. 일산신도시 인근엔 파주운정 신도시가 들어선 상황인데다 고양시 내에서도 삼송신도시, 덕은·원흥·지축·식사지구 등이 개발되며 주택공급이 넘쳐나다 보니 부천 중동, 산본 상승률에도 못 미치게 됐다는 것이다. 

일산 신도시는 서울과 더 가까운 창릉신도시의 영향도 받을 것이란 평가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1기 신도시 중 일산의 용적률이 가장 낮아 사업성은 높아 보이나 주택 수요가 뒷받침될 때의 이야기"라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창릉신도시에 밀려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문용균 기자 myk_1627@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