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희 이후 20년 만이자 사상 두 번째로 한국 펜싱 세계선수권 에페 종목 금메달
송세라 "세계 챔피언 되는 게 꿈"
송세라가 19일(이하 한국 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에페 결승전에서 알렉산드라 은돌로(35·독일)를 11-10으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FIE 홈페이지 캡처
송세라가 19일(이하 한국 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에페 결승전에서 알렉산드라 은돌로(35·독일)를 11-10으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FIE 홈페이지 캡처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왼손 펜서' 송세라(29·부산시청)는 지난해 8월 막을 내린 2020 도쿄 하계올림픽 여자 펜싱 에페 단체전 4강전에서 빠른 발을 활용한 공격으로 4점을 내리 따내며 대표팀이 은메달을 목에 거는 데에 결정적인 소임을 했다. 펜싱 선수로는 약점인 164cm의 작은 체구지만 빠른 발과 유연성 등을 앞세워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포기를 모르는 찌르기는 그를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게 했다.

송세라는 19일(이하 한국 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에페 결승전에서 알렉산드라 은돌로(35·독일)를 11-10으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지난 2002년 현희(45) 이후 20년 만이자 사상 두 번째로 한국 펜싱에 세계선수권 에페 종목 금메달을 안긴 선수가 됐다. 에페 종목 입상은 2015년 남자부 정승화(41)의 동메달 이후 7년 만이다.

당초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송세라보다 세계랭킹 1위인 최인정(32·계룡시청)에게 기대가 컸다. 그러나 최인정이 16강전에서 은돌로에게 11-15로 덜미를 잡히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듯했다. 그러나 홀로 8강에 오른 송세라가 중국의 주밍예(30), 비비안 콩(28·홍콩)을 차례로 꺾고 결승전에서 최인정의 복수에 성공했다. 결승전 상대가 자신보다 15cm 이상 커 불리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금메달의 영예를 안았다. 경기 뒤 국제펜싱연맹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큰 행운이자 무척 기억에 남는 날이 될 것 같다.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송세라는 지난 2002년 현희(45) 이후 20년 만이자 사상 두 번째로 한국 펜싱에 세계선수권 에페 종목 금메달을 안긴 선수가 됐다. /부산시체육회 제공
송세라는 지난 2002년 현희(45) 이후 20년 만이자 사상 두 번째로 한국 펜싱에 세계선수권 에페 종목 금메달을 안긴 선수가 됐다. /부산시체육회 제공

그는 2013년 포레치주니어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은메달, 시니어 데뷔 이후 2016년 중국 쑤저우 월드컵 동메달, 2020년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제그랑프리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두각을 드러냈다. 최인정, 강영미(37·광주 서구청) 등 국가대표 선배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매 시즌 성장을 거듭해왔다. 도쿄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정상을 찍으며 새로운 한국 펜싱 '에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대표팀에 이집트 카이로는 '약속의 땅'이 됐다. 3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그랑프리대회에서 최인정과 송세라가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3개월 만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 최고 대회에서 송세라가 금빛 찌르기에 성공하며 한국 여자 에페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송세라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1일 도쿄올림픽 멤버가 총출동하는 단체전에 출전해 또 한 번의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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