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 물가 정점 지났다는 기대에 상승했던 비트코인, 파월 발언에 급락
블랙록 등 기관 투자자 시장 참여로 긍정적인 효과 기대…다만 당분간 약세장 이어질듯
비트코인은 물가 피크아웃 기대로 최근 상승세를 보였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 이후 2만달러선을 하회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비트코인은 물가 피크아웃 기대로 최근 상승세를 보였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 이후 2만달러선을 하회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가상자산 시장이 최근 상승세를 타며 크립토 윈터가 끝나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았으나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강한 긴축이 이어질 것으로 알려지며 다시 큰 폭의 하락세를 맞았다. 시장은 블랙록 등 기관 투자자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당분간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에서 향후에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다시 한 번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는 바가 있는 만큼, 지금은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쉬어갈 지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미국 물가가 전달 대비 감소하며 물가 피크아웃 기대로 상승 곡선을 그린 비트코인은 파월의 발언으로 2만달러 선이 무너지며 지난 28일 한 때 1만 9500달러대에 위치하며 지난 7월 13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파월 쇼크로 인해 뉴욕증시와 국내증시도 크게 밀리는 등 각국 증시가 하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증시와 달리 주말 간에도 장이 진행되기 때문에 주말 동안 약세 흐름이 고스란히 반영되며 악재를 맞았다.

2만달러를 하회하던 비트코인은 이내 반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를 타나 했으나 3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에서 지난 7월, 미국이 고용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며 연준의 강력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 다시 2만달러 아래로 급락했다.

다만 최근 기관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긍정적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의 상대적인 가상자산 시장 관심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 지표는 지난 6월 약세장에도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7월에는 상승세를 보여 기관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시장 참여를 나타냈다.

또한 코인베이스 내 기관 투자자의 거래량은 감소했으나 개인 투자자 거래량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고 기관 투자자의 상대적인 비중은 지난 세 분기 동안 연속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코인베이스는 기관 투자자를 위한 자체 브로커리지 플랫폼인 코인베이스 프라임을 활용하는 기관이 2분기 동안 1500곳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미국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트코인 현물 프라이빗 트러스트(사모 신탁)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상품은 비트코인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블랙록의 행보는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블랙록은 4~5년 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은 자금 세탁의 지표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이 달라졌으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블랙록은 현재 가상자산 및 관련 생태계 내 허가성 지닌 블록체인,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 토큰화 등 네 가지 영역에 투자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록이라는 거대 자산운용사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는 미국 규제당국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최윤영 코빗리서치센터 연구원은 "10조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대형 운용사가 가상자산 투자 접근성을 제공하는 행위는 가상자산 제도권하에 강한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 제도화와 규제에 있어서는 향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분간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의 보고서는 "최근 시장 구조는 2018년 하반기 하락장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거시적 추세 반전 및 지속 상승을 위한 수요 유입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2015년과 2016년을 제외하고 9월은 비트코인의 최악의 달이다. 9월에만 평균 비트코인 가격은 -6%를 기록했다"며 "증시도 9월에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트코인은 증시와 강하게 연동되기 때문에 9월에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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