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김윤식. /연합뉴스
LG 트윈스 김윤식.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해묵은 고민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에도 믿고 보는 토종 에이스가 생겼다. 영건 김윤식(22)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그는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1-2 완승에 앞장섰다.

김윤식은 2020년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로 LG에 입단한 왼손 유망주다. 지난 2년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고, 올해 뚜렷한 성장세로 선발진에 연착륙했다. 22일 오전까지 21경기(103이닝)에 선발 등판해 6승 5패 평균자책점 3.50을 올렸다. LG 국내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10차례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ㆍQS)를 달성했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ㆍ스탯티즈 기준) 역시 1.53으로 LG 토종 투수 가운데 가장 좋다.

특히 후반기 기세가 매섭다. 45.2이닝을 소화하며 3승 2패 평균자책점 2.96을 올렸다. 선발 등판한 9경기 중 7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던졌다.

9월에는 리그 최정상급 선발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39(23이닝 1자책),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00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리그 선발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1위, WHIP 10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LG는 9월 김윤식이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호성적의 비결은 단연 제구력이다. 9이닝당 볼넷이 지난해 4.86개에서 올해 2.18개로 절반 이상 줄었다. 스트라이크 비율 역시 61.1%에서 65.5%로 상승했다.

LG 트윈스 김윤식. /LG 제공
LG 트윈스 김윤식. /LG 제공

체인지업의 구위가 좋아진 것도 맹활약의 비결이다. 우타자 상대 결정구로 활용하는 체인지업의 올 시즌 피안타율은 2할대 초반이다. 이달 들어서는 1할대로 더 떨어졌다. 김윤식의 체인지업 구종 가치는 3.36으로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가운데 2위다. 류지현(51) LG 감독은 지난해까지는 좌타자에게 몸쪽 투심을 던질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봤다. 올 시즌엔 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무기까지 만들면서 타자들이 좀 더 방어적으로 나오게 됐다"면서 "김윤식이 빠르게 발전을 할 수 있었던 데에 체인지업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LG는 올해 대권을 노리는 팀이다. 28년 만에 우승이라는 숙원을 풀기 위해선 강력한 선발진 구축이 필수다. 단기전에서 외국인 투수뿐만 아니라 1~2명의 토종 선발 투수 활약이 뒤따라야 한다. 케이시 켈리(33), 아담 플럿코(31)로 이어지는 '원투펀치'는 어느 팀에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김윤식이 원투펀치의 뒤를 받쳐준다면,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 류 감독은 "김윤식의 성장이 앞으로 가을야구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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