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한현희. /롯데 제공
롯데 자이언츠 한현희. /롯데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각각 8위와 10위에 그쳤다. 꽤 오래 가을야구 냄새를 맡지 못했다. 롯데는 2017년 이후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한화는 최근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치는 등 2018년 이후 4년째 가을야구 구경꾼에 머물렀다.

가을 냄새가 그리운 두 팀은 올겨울 작심하고 전력 보강에 나섰다. 자유계약선수(FA) 영입 한도 3명을 꽉 채우며 ‘큰손’으로 변신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0월 롯데 자이언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90억 원 유상 증자를 의결했다. 두둑한 실탄을 확보한 롯데는 FA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포수 유강남(32)을 총액 80억 원(계약금 40억 원, 연봉 34억 원, 옵션 6억 원)에 영입했다.

내야수 노진혁(34)과 4년 총액 50억 원(계약금 22억 원, 연봉 24억 원, 옵션 4억 원)에 계약했다. 두 선수 영입으로 포수와 유격수 약점을 지웠다. 한현희(30) 영입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17일 "한현희와 계약기간 3+1년, 계약금 3억 원, 총연봉 최대 37억 원 등 총액 4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연봉 보장 금액은 15억 원이다. 

경남고 출신인 한현희는 2012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뒤 지난 시즌까지 통산 416경기에서 65승 43패 8세이브 105홀드,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올겨울 FA 시장에 나왔지만, 좀처럼 소속팀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FA 미아로 남을 위기에 처했으나 고향팀 롯데가 손을 내밀면서 스프링캠프 출발을 2주 앞두고 극적으로 새 소속팀을 찾았다.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9위(4.45)에 그친 롯데는 전천후 투수 한현희를 영입해 마운드 뎁스를 강화했다. 구단은 "한현희가 지난 시즌 종료 후 몸무게를 9㎏ 가량 감량했고, 결혼 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선발과 불펜 등 모든 보직에서 활약해온 투수라 롯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화 이글스 채은성. /한화 제공
한화 이글스 채은성. /한화 제공

2015시즌이 끝난 뒤 정우람(38)과 심수창(은퇴)을 영입한 것을 끝으로 한동안 ‘FA 쇼핑’을 하지 않았던 한화는 올겨울 적극적인 투자로 노선을 변경했다. LG 트윈스의 4번타자였던 채은성(33)을 구단 역대 최대 규모인 6년 총액 90억 원(계약금 36억 원, 연봉 44억 원, 옵션 10억 원)에 영입해 타선을 강화했다. 또 전천후 투수인 이태양(33)을 데려와 마운드를 높였고,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오선진(34)을 영입해 내야 뎁스를 강화했다. 한화가 FA 3명을 동시에 영입한 건 2014년(권혁, 송은범, 배영수) 이후 8년 만이다. 한화는 내부 FA인 베테랑 불펜 투수 장시환(36)과도 3년 총액 9억3000만 원에 계약했다.

FA 영입의 '보이지 않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승리 DNA'를 체득한 선수들을 트레이드로 데려오면 유무형의 효과로 팀의 체질이 바뀐다. 한화가 이들에게 실력 못지않게 기대하는 부분은 강팀에서 갈고 닦은 '승리 DNA'와 '경험'이다.

채은성은 LG에서 수년간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이태양은 2022시즌 SSG 랜더스에서 우승 반지를 꼈다. 오선진은 가을야구 경험은 적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이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 한화 젊은 선수들의 '구심점' 구실을 할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FA 영입에 거액을 쏟아부은 팀들은 호성적을 올리며 ‘투자 효과’를 봤다. 그래서 롯데와 한화의 광폭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FA 3명을 동시에 영입한 롯데는 170억 원의 거액을 썼다. 한화 역시 FA 3명을 영입하는 데 119억 원의 거금을 들였다. 두 팀의 공격적인 투자가 결실을 볼지 관심이 쏠린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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