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투구 수, 의무 휴식일, 최소 세 타자 의무 상대 등 존재
승부치기, 비디오 판독 상황 등 대비 필요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3월 8일, 이하 한국 시각)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이강철(57)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미국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훈련뿐만이 아니다. WBC 대회 세부 규정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WBC 조직위원회가 배포한 규정을 보면, 내용이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롭다. 익숙해져 있는 KBO리그 규정과 다른 부분도 많다. 먼저 각 팀은 투수 보호를 위해 매 경기 투구 수를 제한해야 한다. ‘한계 투구 수’는 연습경기 49개, 1라운드 65개, 2라운드(8강) 80개, 준결승전과 결승전 95개다. 한 타자를 상대하다가 투구 수를 초과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면 해당 타자까지 상대한 뒤 바로 마운드를 내려와야 한다.
‘의무 휴식일’ 규정도 있다. 투수들은 자신이 던진 투구 수에 따라 의무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한 경기에서 30~49개를 던진 경우에는 하루를 쉬어야 한다. 50개 이상 투구를 한 경우에는 4일 휴식을 가져야 한다. 2일 연속으로 던진 경우에도 하루를 쉰다. 만약 더블헤더(두 팀이 같은 날 연속해서 두 경기를 치르는 것)를 치를 경우 한 선수가 더블헤더 경기에서 모두 투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소 세 타자 의무 상대 규정’을 활용하는 것도 마운드를 운영하는 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WBC에서는 한 투수가 마운드를 밟으면 다치지 않는 한 최소 3명의 타자를 의무적으로 상대해야 한다. 한 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원 포인트 릴리프는 더 이상 볼 수 없다. WBC 조직위원회는 투수 교체 횟수를 줄여 경기 시간을 단축하고 흐름이 끊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규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연장 10회부터 적용되는 ‘승부치기(무사 2루에서 이닝 시작)’에 대한 대비책도 미리 준비해놔야 한다.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연장 10회부터 승부치기에 돌입한다. 방식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같다. 무사에서 주자를 2루에만 두고 이닝을 시작한다. 대주자, 대수비 교체 등 상황에 맞춰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비디오 판독 규정’에는 변화가 생겼다. 지난 대회는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 권한을 갖고 있었다. 감독은 요청 권한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반대다.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심판진은 권한이 없다. 본선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감독은 경기당 한 번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만큼, 비디오 판독 활용 시점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4강전부터는 2회로 늘어난다.
이강철호는 16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합숙 훈련을 시작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감독은 “투수 기용에 있어서 제구력, 아웃카운트 상황 등 고려해야 할 내용이 많다. 교체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할 것 같다”고 까다로운 WBC 규정에 대한 걱정을 내비쳤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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