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R&D 인력 10%, 세포치료제 개발 투입
2030년 4개 이상 신약 출시 목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LG화학 제공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LG화학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효율 극대화를 위해 칼을 빼들었다. 진단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세포치료제 등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진단사업부문을 매각을 위해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 지난달 27일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현재까지 거론된 재무적투자자(FI)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글랜우드PE, 이음PE, 오퍼스PE, KB증권 PE사업부 등 굵직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아직 확인되진 않았지만, 전략적투자자(SI)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진단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400억원가량에 에비따(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약 200억원으로 현금창출능력이 우수하다. 여기에 예상 멀티플인 10~15배를 단순 계산하면 인수가는 2000억~3000억원 규모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인수가는 약 1000억~1500억원 수준이다. 이처럼 박한 평가를 받는 이유는 매출 규모가 작고, 코로나19 당시 동종업체 대비 성장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한 중국 비중이 높다는 점도 한계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LG화학 진단사업부문 인력 대부분은 석·박사 출신인데, 국내 5대그룹인 ‘LG’ 타이틀이 사라진 이후 이들을 붙잡을 명분이 없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스톡옵션이나 파격적 연봉인상 등 단기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겠지만, 비용이 추가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부담이 된다.

LG화학은 진단사업부문 정리한 후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 1월 미국 항암신약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아베오)’를 7000억원에 인수했다. 회사 역대 인수합병(M&A) 중 최대 규모다.

아베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를 보유한 기업으로 현지 내 허가, 영업, 마케팅 등 항암치료제에 특화된 역량과 글로벌 임상시험 경험을 갖고 있다.

또한 연초 4개팀에서 40명이 넘는 인력을 선발해 ‘세포치료제 개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회사 R&D 인력은 총 5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 가까이 투입한 셈이다.

세포치료제는 암, 유전병 등 분야에 각광받고 있는 미래 성장동력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는 글로벌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2021년 74억 7000만달러(약 10조 6000억원)에서 2026년 555억 9000만달러(약 79조원) 규모로 연평균 약 49.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지난해 276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매출(9100억원)의 30.3%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4000억원을 포함해 향후 5년간 R&D에 2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30년 4개 이상의 신약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LG화학 관계자는 “진단사업부문 매각에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는 것 같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면서 “효율화를 통한 글로벌 신약개발 등 신성장동력 사업화 추진 속도를 제고하는 것이 큰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신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LG화학 주주총회에서 “아베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신약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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