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장기적 전략 필요
정부 지원도 중요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미국 내 중국 바이오 기업의 입지가 커지자 미국이 중국 기업을 견제하는 바이오보안법을 추진했다. 한국 바이오 기업에게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지만,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최근 중국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와 우시앱텍(Wuxi AppTec)과 같은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생물보안법안(Biosecure Act)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인의 개인 건강과 유전 정보를 우려기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올해 1월말에 발의된 법안이다. 주요 내용은 미국 연방기관이 중국의 BGI와 그 계열사, 우시앱텍을 비롯한 계열사와 같은 우려대상 바이오기업과 계약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이 우려기업의 장비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회사들과의 계약도 금지된다. 

미국은 BGI가 해외 국민들의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우려기업으로 지정했다. 우시앱텍은 중국의 군사-민간 융합 행사를 후원하거나 관련 펀드의 투자를 받고 있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적이라는 판단을 받았다. 

법안이 최종적으로 제정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과정이 남아있고, 내용이 수정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유사한 내용의 법안이 미국 하원에서도 발의됐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우려기업들과 이미 계약을 맺고 있는 미국 기업들은 협력을 중단해야 할 수 있어 국내 바이오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우시앱텍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400억위안(약 7조 4000억원)이고, 순이익은 100억위안(약 1조 9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중 미국 매출 비중은 65% 정도이며, 전년 대비 42% 성장하는 등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제약·바이오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단기적 반사이익보다는 장기적 수혜를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생산 규모와 고객군이 다르기 때문에 우시바이오의 고객이 국내기업을 바로 선택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비(非)중국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선호 기조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바이오 기업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또다른 전략으로는 정부의 지원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기업의 수주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법안이 최종 통과 전 바로 생산이 가능하도록 한국 기업들이 진행 중인 생산설비 작업이 마무리 될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신흥안보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견제는 국내 첨단 바이오 산업에 긍정적인 신호인 것은 맞지만 단기적인 영업이익 증대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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