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 /KOVO 제공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 /KOVO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이 2015-2016시즌 이후 8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 시리즈(5전 3승제)에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들로는 오기노 마사지(54·일본) 감독의 ‘생각하는 배구 구현’과 ‘국내외 선수들의 조화’가 꼽힌다.

OK금융그룹은 25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2차전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0(25-15 25-15 25-19)으로 완파하고 2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 시리즈에 안착했다.

OK금융그룹은 과거 업셋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좋은 기억이 있다. 2013년 창단한 OK금융그룹은 2014-2015시즌과 2015-2016시즌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 2차례 모두 챔피언결정전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도 기세가 심상치 않다. OK금융그룹이 제압한 우리카드는 전력상 한 수 위로 평가받던 팀이었다. 정규리그 2위(승점 70) 우리카드는 3위(승점 58) OK금융그룹에 승점 12나 앞섰던 팀이다.

오기노 감독은 최고의 외국인 선수 레오를 앞세우다가도 때론 비중을 줄이는 변칙 전략을 썼다. 오기노 감독은 PO 1차전(3-2 승)에선 레오를 마음껏 활용했다. 레오는 1차전에서 41.22%의 공격 점유율을 보이며 29점(공격 성공률 50.0%)을 퍼부었다. 1차전 레오의 공격 점유율은 그의 정규리그(36경기) 평균 공격 점유율 43.52%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OK금융그룹 레오. /KOVO 제공
OK금융그룹 레오. /KOVO 제공

그러나 2차전에선 전략을 확 틀었다. 2차전 레오의 공격 점유율은 30.43%에 그쳤다. 레오는 12점을 기록했다. 오기노 감독은 대신 국내 선수들의 공격 비중을 높였다. 신호진(21.74%), 송희채(17.39%)에게 평소보다 더 많은 공격을 맡겼다. 신호진(9점)과 송희채(8점)는 17점을 합작하며 우리카드 격파에 앞장섰다.

공격 비중도 높았지만 순도도 만점이었다. 신호진(60.0%)과 송희채(58.3%)의 공격 성공률은 레오(47.62%)를 능가했다.

세터 곽명우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신)호진이와 (송)희채 등 속공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리시브도 잘 받쳐줘 좋은 기록이 나왔다"고 치켜세웠다. OK금융그룹은 외국인 선수에게만 의존하지 않는 ‘원팀’의 모습을 보여줬다.

오기노 감독은 "일본 배구를 접목하는 과정을 잘 받아준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오늘 선수들이 '생각하는 배구'를 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OK금융그룹은 29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정규리그 1위(승점 71)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 시리즈를 치른다. 오기노 감독은 "통합 3연패 챔피언인 대한항공은 경기 운영에선 (우리와) 비슷할지 몰라도 개인 기량이 훌륭한 팀이다. 개인보다 팀으로서 어떻게 이겨나갈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외국인 사령탑간 대결이다. 오기노 감독이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대한항공 감독에 이어 또 다른 외국인 사령탑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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