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포드 마하-E에 컨슈머리포트 전기차 톱픽 내줘
올해 신차 계획도 없어…품질·안전 이슈도 과제
BOA "3년 안에 시장점유율 20%로 떨어질 것"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도했던 테슬라의 위상이 이전 같지 않다. 품질 이슈 등으로 시장 평판이 악화되는 가운데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는 기존 완성차업계에 시장을 내어주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차량 소유자 평가 및 테스트 자료를 토대로 2022년 전기차 ‘톱픽(Top Pick)’에 포드의 머스탱 마하-E를 선정했다. 지난 2년 연속으로 전기차 톱픽에 선정됐던 테슬라 모델3는 신뢰성, 안전성, 실용성 등에서 머스탱 마하-E보다 낮은 평가를 받아 밀려났다.

컨슈머리포트는 모델3의 운전자보조기능(ADAS)인 오토파일럿 시스템 사용 시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경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반면 머스탱 마하-E의 신뢰성과 운전 재미, 품질 등에는 찬사를 보냈다. 테슬라의 전체 브랜드 순위는 총 32개 주요 자동차 브랜드 순위에서 7계단 하락한 23위로 7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는 신차 발표가 없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초에 지난해 출시될 예정이었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등의 출시는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공급난 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차 출시보다 기존 모델 판매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신차 효과 부재가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자체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의 신차 부재는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의 상당부분을 뺐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존 머피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향후 3년 안에 70%에서 약 20%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인기가 식고 있다. 지난달 국내 시장 전기차 판매 동향을 보면 현대차 아이오닉5는 289대가 판매됐고 기아 EV6는 234대, 제네시스 GV60은 213대가 팔렸지만 테슬라는 단 1대 판매에 그쳤다. 수입 전기차 중에서는 구매 보조금 지원 대상이 아닌 고가 전기차인 포르쉐 타이칸이 138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신규 진출한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2도 20대가 판매됐다.

경쟁 상황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올해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를 개선하고 전기 세단 아이오닉6, 기아 EV6의 고성능 GT 버전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볼보는 최근 C40 리차지 등 전기차를 출시하고 벤츠, BMW 등과의 프리미엄 전기차 경쟁에 뛰어들었으며 쉐보레는 2분기부터 볼트 EV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내년으로 출시가 미뤄진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내년으로 출시가 미뤄진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안전성·품질 관련 이슈도 악재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최근 주행 중 급정거 문제와 관련해 2021·2022년형 테슬라 차량 41만6000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 9개월 간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에서 오토파일럿 기능을 켠 상태에서 주행하다 이유 없이 급제동을 하거나 반복적으로 감속하는 이른바 ‘팬텀 브레이킹’ 현상이 반복적으로 보고된 데 따른 것이다.

NHTSA는 오토파일럿 기능이 장착된 테슬라 차 사고 등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 결함이 확인될 경우 리콜을 지시할 예정이다. 최근 3년 동안 미국 안전 규제 당국이 테슬라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며 지난해 10월 이후 10번의 리콜이 이뤄졌다.

앞서 지난 1일 NHTSA는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약 5만4000대에 대한 리콜 조치를 발표했다. 이어 3일 안전벨트 경고음 문제로 약 81만7000대를, 9일 앞유리 성에 제거 소프트웨어 ‘디프로스터’ 결함으로 약 2만6000대를, 10일 음악으로 경적소리를 설정하는 ‘붐박스’ 기능 문제로 약 57만9000대를 각각 리콜하도록 했다.

중국에서도 지난 19일 난방장치 문제로 2만6000대가, 지난해 12월에는 후방 카메라와 보닛 결함으로 약 20만대가 각각 리콜 조치됐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보닛 걸쇠 장치 설치 불량으로 1541대, 최근 안전벨트 경고음 문제로 3만3127대를 리콜 조치한 상태다.

이처럼 테슬라 차량의 결함 문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 서비스센터는 단 8곳뿐이라 소비자 불편이 야기되는 상황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만7828대를 판매하는 등 최근 4년 동안 국내 시장에서 3만2672대의 전기차를 팔며 주요 수입차 브랜드 중 하나로 부상했지만 서비스 인프라 확충에는 소극적이었다.

이와 별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테슬라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 사무처는 최근 테슬라의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를 제재하겠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 보고서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홈페이지 등에 모델3 등 차량의 주행 가능 거리를 528㎞로 표기한 광고를 실었는데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 운행이나 고속도로 주행 시 거리가 줄어드는 점을 과장 광고로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테슬라는 올해 생산량 50% 증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기존 모델 공급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 또 배터리 협력사인 파나소닉의 신형 배터리를 공급 받아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려 상품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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