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AP 연합뉴스
류현진. /AP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류현진(35ㆍ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인천 동산고에 재학 중이던 2004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다. 고교 정상급 투수였던 그는 2006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의 1차 지명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 이력 탓에 SK에 외면당했다.

2006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된 류현진은 예상을 깨고 KBO리그 최고 투수로 발돋움했다. 입단 첫해 30경기에 등판해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204개) 1위로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2006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모두 거머쥐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승승장구하던 류현진은 2015~2016년 다시 한 번 시련을 맞았다. 2015년 투수에게 생명과도 같은 어깨를 다쳤다. 그해 5월 선수 생활을 건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2016년 9월 왼쪽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고자 또 한 번 수술대에 올랐다. 모두가 "끝났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어깨 수술을 받은 투수가 큰 폭의 구속 감소 없이 정상적으로 다시 투구할 수 있는 확률은 7%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섰다. 어깨 수술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와 빅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2020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토론토와 4년간 8000만 달러(약 1034억 원)에 계약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류현진은 올해 다시 선수 생활 기로에 섰다. 토론토 구단은 15일(이하 한국 시각) "류현진이 왼쪽 팔꿈치 척골 측부 인대(UCL) 부상으로 곧 수술을 받는다"고 밝혔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은 인대를 일부 제거하고 재건하거나, 완전하게 재건하는 토미 존 서저리를 받을 예정"이라며 "올 시즌 남은 경기는 던질 수 없고, 내년 시즌 초반도 결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2015년 5월 어깨, 2016년 9월 팔꿈치 수술을 집도한 켈란 조브 정형외과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추가 검진을 받은 뒤, 수술 범위를 정할 예정이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이날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인대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의 재활 기간이 더 짧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선수의 상태, 재활 과정 등에 따라 재활 기간이 결정된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인대의 일부만 제거한다면 재활 기간이 줄어들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인대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으면 재활 기간이 1년 이하이지만, 새 인대를 접합해 완전히 재건하는 토미 존 수술은 재활 기간이 1년 이상이다.

현지에선 35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4번째 수술을 받는 류현진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미국 스포르팅 뉴스는 15일 "류현진은 선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수술을 앞두고 있다"며 "류현진이 만약 토미 존 서저리를 받는다면, 내년 시즌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류현진이 내년 시즌까지 뛰지 못하면, 대다수 MLB 팀들은 그와 계약을 꺼릴 것"이라며 "류현진의 MLB 은퇴를 예견하긴 어렵지만 대다수 팀은 위험 요소를 안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수술이 류현진의 빅리그 생활 연장 여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하다. 수술 받을 때마다 늘 성공적으로 복귀했던 그가 이번에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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