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애플, 3분기 실적 호조로 전장 대비 7.56% 급등
‘이재용 효과’ 지나간 삼성전자는 장기전 관점에서 바라봐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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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최용재 기자] 뉴욕증시가 ‘애플 효과’로 웃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9%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2.46%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87% 상승에 성공했다. 

이런 현상을 만든 결정적인 동력이 바로 애플이었다. 뉴욕증시 시가총액(시총) 1위 애플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3분기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각각 901억 5000만달러와 1.29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834억 달러보다 8.1% 증가했고, 주당 순이익도 1.27 달러에서 0.02달러 늘었다. 

이는 월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경제 침체기라는 점에 비춰 보면 놀라운 실적이라는 평가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CFO는 “9월 분기 실적에서는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여전히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주가는 바로 반응을 했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전장 대비 무려 7.56% 급등했다. 2020년 4월 이후 하루 최대폭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서 빅테크들의 잇따른 어닝 쇼크 속에 애플이 유일하게 독보적인 실적을 과시했다. 때문에 시장은 애플이 뉴욕증시를 살려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애플이 가장 ‘안전한 피난처’라며 추가적인 상승을 예고하기도 했다. 

에어론 레이커스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이렇게 골치 아픈 거시 환경 속에서도 시장 우려를 뛰어넘는 실적을 낸 것이 반갑다”며 “대규모 실적 학살 속에서 유일하게 빛난 기업이었다”고 극찬했다. 

뉴욕증시에 애플이 있다면 코스피에는 시총 1위 삼성전자가 있다. 코스피 역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코스피 전체가 웃을 수도, 울 수도 있다. 애플이 뉴욕증시를 살려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흐름은 좋았다.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해 5만 9500원까지 올랐다. ‘6만전자’ 복귀를 눈앞에 뒀다. 이런 흐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효과라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기대감에 주가가 꾸준히 반응했고, 27일 삼성전자 이사회가 이 회장의 승진을 의결했다. 

하지만 ‘이재용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28일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3.70% 급락하며 5만 7300원을 기록했다. 이 회장 취임 효과는 이제 과거가 됐고, 앞으로 가야할 삼성전자의 고난의 길이 반영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 85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1.3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2019년 4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전년 분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실적 버팀목이던 메모리 반도체가 부진했고,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며 세트(완성품)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분간 삼성전자가 큰 힘을 낼 수 없는 이유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단기적 접근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저력이 확실하기 때문에 기다림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최악의 업황 속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안전한 투자처라는 분석도 제기했다. 

유진투자증권은 “공격적인 4분기 출하 계획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떨어진 점유율은 회복될 것이고, 4분기 실적도 경쟁사들 대비 상대적으로는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하단 수준에 근접해 있고, 내년 상반기 고비를 넘어가면 하반기 이후 점차 이익은 회복 국면에 다시 진입할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경쟁사들의 보수적인 투자 및 실적 전망으로 업황 바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D램 가격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3분기 이후 낙폭이 더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3년 하반기에는 공급량 조정은 수급이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를 지향하고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확대시키려는 전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며 “삼성전자는 업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종 내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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