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SK하이닉스, 생산·투자 기조 대조적
양사, DDR5·고부가·고용량 제품 투자 확대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악화로 두 회사 모두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양사가 내놓은 상반된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감산 없이 투자를 계획대로 유지하는 낙관전 전략을 펼치는 반면 SK하이닉스는 감산과 투자를 축소하는 보수적 전략에 나서며 서로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단기적인 수요 부진보다는 중장기적인 시장 회복에 더 초점을 두고 설비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인위적인 감산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도 이달 5일(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 미디어 행사에서 "현재로선 감산 논의는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감산보다 5세대(1b) 10㎚(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급 D램과 세계 최고 용량 8세대(200단 이상) V낸드 등 차세대 신제품 출시를 통해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부사장은 이날 컨콜에서 "올해 연말까지는 다양한 매크로 이슈 영향이 지속되면서 고객사 재고조정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런 시장 상황에서 고객사 수요가 있는 고용량·고성능 제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설비투자를 줄이지 않는 것은 늘어난 기술 투자를 비롯해 지속적 가치 창출을 위한 기술 투자가 더 절실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 이천 M14 웨이퍼 생산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M14 웨이퍼 생산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반면 SK하이닉스는 제품 중 기존 수요가 강하지 않아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을 줄이고 신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 투자 외에는 투자 집행을 대폭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번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투자액 대비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며 "이는 2008~2009년 업계 설비투자 감소율에 버금가는 상당한 수준의 투자 축소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또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도 줄일 계획"이라며 감산도 시사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비해 메모리반도체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영향이 더 심각할 것"으로 분석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수요 위축이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내년도 설비투자를 30%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 업체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고환율, 미중 갈등 등 매크로 불확실성이 길어질 경우 메모리 업황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게 양사 공통 의견이다. 특히 4분기 실적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사는 이 같은 반도체 혹한기를 이겨낼 전략으로 DDR5와 고부가,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투자와 수요를 확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수요 성장을 주도하게 될 DDR5, LPDDR5와 HBM3 등 신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 투자는 지속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DDR5나 LPDDR5X 등 신규 인터페이스 수요, 고용량 제품 수요 증가세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시장 리더십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삼성 테크 데이 2022 행사에서 2025년 차량용 메모리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만큼 차량용 반도체에도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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