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각자의 무대서 7번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는 선수들
프로농구 이관희·미국프로풋볼(NFL) 구영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만 7시즌간 활약한 손흥민의 질주는 계속된다. /토트넘 SNS 캡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만 7시즌간 활약한 손흥민의 질주는 계속된다. /토트넘 SNS 캡처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7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다. 7이 행운의 숫자가 된 이유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종교와 스포츠에서 기인했다는 게 가장 설득력을 얻는다. 기독교에서 하늘의 완전수 3과 땅의 완전수 4를 합쳐 성스러운 숫자 7이 탄생했다. 곧 7은 행운과 희망을 상징하는 숫자로 여겨졌다. 스포츠에서는 7은 ‘러키 세븐’(Lucky 7), 말 그대로 ‘행운’을 뜻하는 번호다. 러키 세븐이라는 말은 1990년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자주 등장했다. 당시 팽팽한 승부가 많았는데, 특히 7회에 역전이 많이 나오면서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는 행운을 불러오는 숫자로 인식하게 됐다. 

행운의 상징인 숫자 7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종목은 축구다. 축구에서 7은 팀의 주축 선수가 다는 등번호다. 과거에는 주로 공격수나 미드필더가 썼지만, 지금은 포지션에 제한을 두지 않고 팀 내 최고 선수가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프랑스 리그 앙 파리 생제르맹의 킬리안 음바페(24), 그리그 EPL 토트넘 홋스퍼의 ‘쏘니’ 손흥민(30)이 모두 소속팀에 ‘7번 에이스’로 맹활약하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7번 유니폼을 착용한 선수는 고(故) 이수남이다. 무려 68년 전인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때 처음 7번을 달았다. 이후 김종부(57), 노수진(60), 신홍기(54), 김도근(50), 김태영(52), 박지성(41) 등이 ‘7번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현재 대표팀의 ‘7번 에이스’는 다름 아닌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김보경(33·전북 현대)에 뒤를 이어 2015년 호주 아시안컵부터 대표팀 7번을 달기 시작했다. 앞선 두 차례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탈락에 고배를 마셨지만, 마지막이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폭풍 드리블을 앞세워 한국을 이끈다. 

등번호 7번 유니폼을 입고 미국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고 있는 김하성이 빅리그 2년 차를 맞았다. /AP연합뉴스
등번호 7번 유니폼을 입고 미국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고 있는 김하성이 빅리그 2년 차를 맞았다. /AP연합뉴스

축구 외의 종목에서도 7번은 인기가 높다. 지난해 1월 포스팅시스템을 거쳐 미국 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470억 원)에 계약을 맺은 김하성(27)이 7번을 사용한다. 2014년 프로야구 넥슨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0번에서 이듬해 7번으로 변경했다. 강정호(35)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떠나며 그가 썼던 16번을 요청했지만, 구단이 '임시 결번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자 1+6을 더해 7번을 달았다. 이후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자리매김하며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의 간판 이관희(34·창원 LG 세이커스)도 7번 유니폼을 착용한다. 2011-2012 시즌 데뷔 후 줄곧 서울 삼성 썬더스에서 뛰던 이관희는 5번에서 7번으로 교체했고, 지난 시즌 도중 LG로 트레이드 된 후에도 7번을 쓴다. 미국프로풋볼(NFL) 애틀랜타 팰컨스의 한국인 키커 구영회(28)도 마찬가지다. 구영회는 학생 때부터 줄곧 7번을 달고 뛰었다. 미식 축구에서는 7번을 대체로 ‘키커’에게 준다. 팰컨스에서 7번은 좀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001년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뒤 천재적인 기량으로 2006년까지 맹활약한 마이클 빅(42)이 썼던 번호가 바로 7이다. 10년 넘게 주인이 없다가 구영회에게 주어졌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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