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송교창, 추일승호에서 맹활약
장점 공격 살리기보다는 수비에 집중
궂은일 마다하지 않는 헌신으로 팀 8강 진출 기여
추일승호의 '살림꾼' 송교창은 팀을 위해 잠시 공격 본능을 접어뒀다. /연합뉴스
추일승호의 '살림꾼' 송교창은 팀을 위해 잠시 공격 본능을 접어뒀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말쑥한 헤어 스타일을 하고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는 선수가 있다. 바로 추일승호의 ‘살림꾼’ 송교창(26)이다.

추일승(59)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2일 중국(93-81 승), 14일 대만(87-73 승), 16일 바레인(78-73 승)을 연달아 격파하며 대회 조별리그 B조 1위(3승)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역대 최장신(평균 196.3cm) 스쿼드를 꾸렸다. 신장면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췄다. 한국농구 역사상 가장 크다. 1~2명의 선수만 큰 게 아니다. 전 포지션에서 장신화가 이뤄졌다. 12명의 선수 중 키 190cm 이하인 선수는 허훈(181cm)과 허웅(186cm), 그리고 주장 이대성(190cm) 뿐이다. 나머지 9명은 모두 195cm가 넘는다.

장신 포워드들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선수는 송교창(200cm)이다. 그는 원래 공격에 강점을 보였다. 2020-2021시즌 국내 프로농구 정규리그 53경기에 출전해 평균 15.1득점을 기록했다. 50%가 넘는 슛 성공률을 자랑했다. 활약에 힘입어 해당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그러나 아시아컵에서는 대표팀을 위해 잠시 공격 본능을 접어뒀다. 3경기 평균 5득점에 머물렀다. 대신 수비에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어느새 추일승호 수비 전술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상대가 측면에서 치고 들어오는 공격을 시도할 때면 어김없이 그 자리에는 송교창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대인 수비에서 강점을 보인다. 상대의 스텝과 드리블 동선을 모두 읽고 효율적인 수비를 펼친다. 

송교창(왼쪽)은 대표팀에서 '만능 포워드'로 활약하고 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송교창(왼쪽)은 대표팀에서 '만능 포워드'로 활약하고 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발을 가졌다. 자신보다 신장이 작은 선수들을 상대로도 순발력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날렵한 스텝이 장점인 중국의 쑨밍후이(187cm)와 대만의 류정(192cm)을 모두 속도에서 제압했다. 여기에 200cm의 신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상대 선수들에게 큰 압박감을 심어줬다.

16일 바레인전에서도 송교창은 경기를 뒤집는 역전 카드였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의 실책을 유도했다. 투입 이전까지 한국은 3점슛을 여러 차례 허용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송교창이 코트에 들어선 이후부터 3점 라인에서 압박이 시작됐고, 상대 선수들의 에어볼이 연달아 나오며 역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당초 추일승호에서 높이와 속도를 동시에 갖춘 전방위 수비수로 낙점된 선수는 고려대 여준석(20)이었다. 그러나 여준석(203cm)이 미국 진출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대표팀에서 하차하면서 추 감독은 송교창의 ‘만능 포워드’ 능력에 시선을 돌렸다. 송교창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수치로는 드러나지 않는 ‘헌신’이 돋보였다. 필요할 때면 골밑 경쟁까지 가담하며 힘을 보탰다. 덕분에 한국은 3전 전승으로 8강 진출을 이뤄낼 수 있었다.

추 감독도 송교창의 활약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추 감독은 14일 대만전 후 기자회견에서 “송교창은 키가 크지만 외곽 수비 능력이 뛰어나고 농구 지능지수가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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