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00년 이후 22년 만의 아시아 제패
'에이스' 이주영, 대회 MVP 영예
한국 U-18 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22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차지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한국 U-18 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22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차지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한국 18세 이하(U-18) 남자농구 대표팀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00년 말레이시아 대회 이후 무려 22년 만에 이룬 성과다. 매 경기 살얼음판 위를 걷듯이 위태로웠지만 한국 농구의 꿈나무들은 보란 듯이 해냈다.

2022 국제농구연맹(FIBA) U-18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우승을 거머쥘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불참했지만 중국과 이란, 일본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술이나 선수 구성 자체를 떠나 신체 조건부터 열세였다. 이번 대회에 나선 한국 U-18 선수들의 평균 키는 192cm였다. 이란의 평균 신장은 200cm, 중국은 198cm, 일본은 191cm였다. 특히 중국은 200cm대 포워드와 210cm대 센터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200cm인 한국의 주전 빅맨 유민수(청주신흥고)조차 중국의 포워드에 가까웠다.

한국의 현실적인 전략은 지역방어의 변형 전술인 '3-2 드롭존'이었다. 높이가 낮은 약점을 압박으로 보완하고, 스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배치해 속공을 펼치는 전술을 폈다. 예선에서 인도와 중국을 정공법으로 상대 했을 때 얻은 교훈을 잘 이끌어냈다. '3-2 드롭존' 전술은 이란과 8강전(66-65 승)부터 중국과 4강전(89-85 승)까지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중국과 4강전에서 무려 18개의 스틸을 기록했고, 상대의 실책을 25차례나 이끌어냈다. 한국이 중국을 꺾은 건 2004년 인도 대회 이후 18년 만이다. 아울러 2012년 몽골 대회 이후 10년 만의 결승 진출이었다. 10점 차로 밀렸던 일본과 결승전에서 2쿼터 중반부터 이 전술을 가동했고 결국 77-73으로 이기며 통산 4번째 아시아 무대 제패의 기쁨을 누렸다.

이세범(48)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력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며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디펜스, 조직력,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는 부분이었다. 빡빡한 경기 일정이었지만 선수들 모두 열심히 뛰어줬다. 12명 모두를 수훈선수로 꼽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U-18 대표팀 '에이스' 이주영(왼쪽)이 대회 최우수선수 영예를 안았다. /FIBA 제공
한국 U-18 대표팀 '에이스' 이주영(왼쪽)이 대회 최우수선수 영예를 안았다. /FIBA 제공

이번 대회 한국이 치른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23.2득점 3.4리바운드 4.6어시스트 1.6스틸을 기록한 이주영(삼일상고)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게다가 '올스타 파이브'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같이 싸운 팀 동료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대한민국의 농구를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며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고 특히 마지막 공격에서 골을 넣었을 때 우승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MVP라는 말에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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