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체육관 전경. /KBL 제공
대구체육관 전경. /KBL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는 26일 고양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데이원과 고양시는 이날 협약식에서 고양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농구단 창단과 스포츠 활동 중심의 지역경제 활성화, 스포츠로 활기찬 고양시를 만들기 위한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허재(57) 데이원 대표는 "데이원스포츠 프로농구단의 대표로서, 농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고양시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동환(56) 고양시장은 "고양시 프로농구 역사의 명맥을 이어준 데이원에 감사를 표한다"며 "프로농구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고양시민의 건전한 레저활동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데이원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구단이 있다. 지난해 이맘때 인천 전자랜드를 인수해 대구를 연고로 재창단 한 한국가스공사다. 가스공사는 대구로 연고지를 옮긴 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대구시와 연고지 협약을 맺지 못했다. 새 경기장 건립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스공사가 홈으로 사용하는 대구체육관은 지어진 지 50년이 넘은 낡은 구장이다. 가스공사와 대구시 모두 농구 전용 구장 신축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양측은 지난해 전용 구장을 누구 돈으로 지을 것인가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한국가스공사 창단식 모습. /KBL 제공
한국가스공사 창단식 모습. /KBL 제공

대구시는 한국가스공사가 신축구장을 건립하고 시에 기부채납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기장을 새로 마련하기를 바랐다. 반면, 가스공사 측은 당장 신축구장 건립에 착수하는 데 난색을 보였다. 지역에서 기반을 다지는 게 우선이고, 체육관이나 경기장 건립 등은 지자체에서 계획을 총괄해야 한다는 게 가스공사의 의견이었다. 대구시가 전용 구장 신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연고지 협약을 맺을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양측의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감정의 골까지 깊어지면서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가스공사는 대구시와 연고지 협약을 맺지 않고 지난 시즌을 치렀다. 

가스공사와 대구시의 연고지 협약 문제는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홍준표(68) 신임 대구시장 체제의 대구시가 가스공사와 연고지 협약을 맺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기류가 변했다. 가스공사와 대구시는 최근 연고지 협약 논의를 다시 시작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26일 본지와 통화에서 "새로운 시장님이 취임하기 전에 인수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나 좋은 분위기 속에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 대구시도 이번 시즌 연고지 협약을 맺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실무진과 협상을 다시 시작하려고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대구시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갈 계획이다. 쟁점이었던 새 경기장 건립과 관련한 논의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새 경기장 건립은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중앙 정부의 허가와 지원도 필요하다. 건립 과정에서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대구시와 함께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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