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숀 모리만도. /SSG 제공
SSG 랜더스 숀 모리만도. /SSG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올해 프로야구 구단들은 대체 외국인 선수 수급난에 시달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팀들이 빅리그와 마이너리그의 경계에 있는 트리플A급 선수들을 방출하지 않고 붙들고 있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 가뜩이나 인력 풀이 좁은 대체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당시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본지에 "외국인 선수 교체가 쉽지 않은 건 우리뿐 아니라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은퇴하거나 한동안 운동을 쉰 선수가 많아서 과거보다 빅리그 선수층이 얇아졌다. 선수가 한국행을 원해도 미국 팀들이 쉽게 놓아주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팀들이 척박한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진주'를 캐냈다. 시즌 도중 KBO리그에 합류한 대체 외국인 선수 대부분이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며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다.

SSG 랜더스 숀 모라만도(30)는 대체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내고 있다. 28일 오전까지 36.1이닝을 소화하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98을 올리고 있다. 선발 등판한 6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QSㆍ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대만프로야구(CPBL)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롯데 자이언츠의 '털보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34)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격언을 증명하고 있다. 약 1년 만에 롯데로 돌아온 그는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50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치른 복귀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8일 KT 위즈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낸 데 이어 3번째 등판이었던 NC 다이노스전에서도 7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KIA 타이거즈 토마스 파노니. /KIA 제공
KIA 타이거즈 토마스 파노니. /KIA 제공

토마스 파노니(28)는 KIA 타이거즈 마운드의 '복덩이'로 떠올랐다. 7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6월 4경기에서 모두 QS를 달성하며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 중이다. '불도그(Bulldog)'라는 별명에 걸맞게 공격적인 투구로 합격점을 받았다. 김종국(49) KIA 감독은 "영리한 투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KT 웨스 벤자민(29)과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28)도 준수한 성적을 내며 팀의 근심을 덜어줬다. 벤자민은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 중이다. 스스로 한국어를 공부하는 등 적응력도 만점이다. 브랜든은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86을 올리고 있다. 최근 2경기 연속 QS를 기록하며 두산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체 외국인 타자들도 순탄하게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KT 앤서니 알포드(28)는 후반기 29경기에서 타율 0.299(107타수 32안타), 5홈런, 22타점, 장타율 0.533, OPS 0.902를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리그에서 홈런 공동 7위, 타점 공동 6위, 장타율 10위를 달린다.

지난달 말 롯데 유니폼을 입은 잭 렉스(29)는 28경기에서 타율 0.313(112타수 35안타), 4홈런, 10타점, 장타율 0.464, OPS 0.804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좌타자인 그는 우타자 중심의 롯데 타선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SSG 후안 라가레스(33)와 LG 트윈스 로벨 가르시아(29)는 타율은 2할 중후반대로 높지 않지만, 4할 중반대 장타율을 기록하며 일발 장타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또 뛰어난 수비력으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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