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나 스미스(가운데)가 어머니 최원선 씨(왼쪽), 아버지 존 스미스 씨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WKBL 제공
키아나 스미스(가운데)가 어머니 최원선 씨(왼쪽), 아버지 존 스미스 씨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WKBL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2019-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전태풍(42)은 남자프로농구 귀화혼혈 선수 제도의 최고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 시절 미국 청소년대표팀에 뽑혔고, 미국 농구 명문 조지아공대에서 활약했다. 2009년 귀화 혼혈선수 드래프트를 거쳐 전주 KCC 유니폼을 입었고, 출중한 기량을 뽐내며 남자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가드로 활약했다. KCC 소속으로 챔피언전 우승(2011년), 베스트 5(2010년)의 영예를 안았다. 통산 정규리그 425경기에서 평균 10.7점 4어시스트 2.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올해 여자프로농구에 '제2의 전태풍'을 꿈꾸는 한국계 선수가 등장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출신 가드 키아나 스미스(23·용인 삼성생명)다. 스미스는 1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외국 국적 동포 선수가 전체 1순위로 선발된 건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이다. 

키아나 스미스(가운데). /WKBL 제공
키아나 스미스(가운데). /WKBL 제공

한국인 어머니(최원선 씨)와 미국인 아버지(존 스미스)를 둔 스미스는 고교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자랑했다. 2017년 전미 우수 고교 농구선수인 '맥도날드 올 아메리칸'에 선정됐다. 미국 농구 명문 루이빌대에 입학했고, 지난 시즌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1부리그)에서 평균 12득점 3리바운드 2.7어시스트 등을 기록했다. 올해 4월에는 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6번째로 로스앤젤레스 스파크스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 11경기에서 평균 2.6득점, 3점 슛 성공률 27.8%를 기록했다.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은 ‘외국 국적을 가진 해외 활동자로서 부모 중 최소 1인이 현재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거나, 과거 한국 국적을 가졌던 선수로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등록된 적이 없는 선수’의 드래프트 참가를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혼혈 선수 9명, 재미교포 선수 3명이 WKBL 무대를 밟았다. 성공한 선수는 김한별(36·부산 BNK 썸)과 김소니아(29ㆍ인천 신한은행) 정도다. 스미스는 역대 혼혈 선수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해 리그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선발회에 앞서 진행된 콤바인에선 맥스 버티컬 점프(74.15㎝)와 4분의3코트 스프린트(3.432초)에서 WKBL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시즌 6개 팀 중 5위에 그쳤던 삼성생명은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지난 시즌 평균 득점 6위(66.2), 2점 슛 성공률(42.8%) 6위, 3점 슛 5위(6.2), 3점슛 성공률 6위(27.25)에 그쳤다. 외곽 슛이 강점인 스미스는 삼성생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임근배(55) 삼성생명 감독은 이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스미스는 외곽에서 (3점슛을) 올려줄 수 있는 선수라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 볼 핸들링도 나쁘지 않고, 패스 능력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스미스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 강점은 슈팅이다. 코트 어디에서나 슈팅을 할 수 있다"며 "농구 집안에서 자라서인지 농구에 대한 이해도와 BQ(농구 지능)도 높다. 경기를 보고 운영하는 눈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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