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직접 참여해보니 생각한 것보다 더욱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8일 충북 제천 제천축구센터에서 열린 '2022년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K리그 통합축구 유니파이드컵(Unified Cup·이하 유니파이드컵)' 2차 리그 1일차 경기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날 특별한 스토리를 가진 팀이 있었다. 바로 부천FC1995 통합축구팀(복사골FC)이다. 이번 유니파이드컵 그라운드에는 발달장애인(스페셜) 선수 6명, 비장애인(파트너) 선수 5명이 선다. 부천 통합팀에서는 파트너 선수로 구단 프런트가 참여했다. 기존에 응원과 지원을 위해 현장을 방문하는 프런트들은 많았지만, 직접 그라운드에서 함께 땀을 흘린 프런트는 처음이다.

유니파이드컵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물고 화합을 이주고자 하는 취지로 열리는 대회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스포츠 중 축구를 활용해 사회 적응에 도움을 주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부천 구단 프런트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을까. 박종수 홍보마케팅팀장은 "유니파이드컵에 선수들만 내보내는 것보다 저희가 직접 참여하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에 참가서를 냈다. 처음에는 곽동엽 사원만 출전하기로 돼 있었지만, 1차 리그에서 선수 한 명이 부상을 입으면서 저도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단 관련 업무와 전혀 다른 일이다. 앞서 발달장애인과 호흡을 맞춰본 적도 없었다. 그러나 축구에 대한 진심은 통하는 법이었다. 곽 사원은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그런데 같이 훈련한 지 이틀째부터 스페셜 선수들이 저를 알아봤다. 먼저 말도 걸어준 덕분에 편하게 훈련할 수 있었다"라며 "훈련을 하다 보니 스페셜 선수와 파트너 선수 간 실력의 간극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충분히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땀 흘린 덕분에 '정말 의미 있는 대회구나'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부천은 통합축구팀을 구성하는 단계에서부터 의미를 담으며 공을 들였다. 박 팀장은 "처음 팀을 구성할 때 가족 중 장애인이 있는 분, 회사에서 장애인 그룹을 담당하는 분 등으로 구성했다. 축제처럼 즐기자는 분위기다"라며 "목표는 1승이었다. 이번 2차 리그에서 처음으로 1승을 했다. 여러모로 참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라고 말했다.

첫 승의 짜릿함을 맛본 부천의 당시 분위기는 '화합' 그 자체였다. 유니파이드컵의 취지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박 팀장은 "스페셜 선수가 첫 골을 넣었다. 같이 세리머니 할 때 스페셜 선수와 파트너 선수 모두 부둥켜안았다. 이런 장면들이 대회 취지와 잘 맞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라며 "확실히 이기면 더 분위기가 좋다. 첫 골을 넣은 스페셜 선수가 '득점을 기록한 자신을 알아봐 달라'고 하듯이 돌아다녔다. 이런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