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쉬는 날에는 잠으로 체력 회복… 푹 쉬면서 컨디션 조절
EPL 클럽 맨유의 팬… 래시포드 활약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
2023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 발탁과 공격 포인트 15개 목표
강원FC의 양현준은 K리그 영플레이어상과 KFA 선정 영플레이어상을 2022년에 모두 휩쓸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강원FC의 양현준은 K리그 영플레이어상과 KFA 선정 영플레이어상을 2022년에 모두 휩쓸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갓 프로 무대에 데뷔한 선수들에게 가장 받고 싶은 상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입 모아 ‘영플레이어상’이라고 말한다. K리그 영플레이어상의 수상 조건은 상당히 까다롭다. 만 23세 이하여야 하며 그 외에도 다양한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KFA)가 선정하는 영플레이어상도 마찬가지다.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생애 한 번 받기도 어려운 ‘K리그 영플레이어상’과 ‘KFA 선정 영플레이어상’을 2022년에 모두 휩쓴 선수가 있다. 바로 강원FC의 양현준(21)이다. 2022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양현준은 최근 본지와 신년 인터뷰에서 “지난해 제가 건방진 행동을 할까 봐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 부모님과 주변 분들께서 ‘겸손해라’, ‘나태해지지 마라’라는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실수하지 않고 바로잡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좋은 한 해를 보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양현준은 프로 무대에서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양현준은 프로 무대에서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양현준의 가장 큰 강점은 자신감이다. 프로 데뷔 2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에서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어떤 선수를 상대하더라도 자신 있게 드리블을 시도한다. 드리블 능력의 비결에 대해 그는 “어렸을 때부터 드리블을 시도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때도 저돌적인 플레이를 선호했다. 특히 2022시즌에는 최용수(52) 감독님께서 ‘저돌적으로 해도 괜찮고 빼앗겨도 괜찮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더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정보고등학교 출신인 그는 원래 중앙 미드필더였다. 지난해 1월 강원 구단에 입단한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병수(53) 감독의 조언에 따라 포지션을 측면 공격수로 변경했다. 포지션 변경은 새로운 동기부여를 갖게 하는 동시에 강점인 스피드와 돌파력을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양현준은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했다. 프로 무대의 중원에서는 제 드리블 플레이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마침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꿀 기회가 생겼고, 그 위치에서 드리블 위주의 플레이를 하다 보니까 잘됐다”고 전했다.

모든 일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양현준도 측면 공격수 포지션에 적응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그는 “처음에는 제가 어떻게 뛰는지도 잘 몰랐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다 강원FC B팀에서 기회를 많이 받았다. K4리그(4부)에서 줄곧 측면 공격수로 뛰었다. 그때 많이 배웠고 적응을 했다”라며 “이제는 측면 공격수 포지션이 더 편하다. 미드필더는 전후좌우를 모두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측면 공격수는 앞만 보면 되니까 제 플레이의 장점들을 더 잘 살릴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현준은 쉬는 날 잠으로 휴식을 취하고, 해외축구 경기를 시청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양현준은 쉬는 날 잠으로 휴식을 취하고, 해외축구 경기를 시청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잠은 보약, 해외축구 경기 시청은 공부

훈련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회복이다. 얼마나 잘 쉬느냐도 경기력에 영향을 끼친다. 프로 선수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휴식을 취한다. 양현준이 선택한 방법은 ‘잠’이다. 그는 “제가 잠이 좀 많은 스타일이다. 쉴 때는 잠을 많이 잔다. 두 시간 정도 낮에 자기도 하고 저녁 먹고 잠깐 눈을 붙이기도 한다. 그냥 틈만 나면 조금씩 잠을 잔다”라며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지내왔다. 체력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훈련이 있는 날에는 늦잠을 자거나 하는 경우는 없다”고 웃었다.

2022시즌을 마친 뒤에도 줄곧 휴식을 취했다. 그는 “정말 푹 쉬었다. ‘너는 너무 쉰다’라는 얘기도 들을 정도였다. 제 스스로도 2022년은 조금 무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1년에 비해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거기다 비시즌에 대상포진에도 걸렸다”라며 “면역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활동적인 일정을 소화하기보다는 잠도 충분히 자면서 쉬는 걸 택했다. 체력 회복에 중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잠을 자는 것 외에 쉬는 날이나 비시즌에는 주로 해외축구 경기를 시청한다. 그는 “축구 영상이나 하이라이트 영상을 많이 본다. 해외축구 경기도 시간이 되면 라이브로 많이 보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EPL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팬이다. 최근 맨유의 EPL 성적이 좋다. 양현준도 덩달아 신이 났다. 맨유를 대화의 주제로 꺼내니 이야기 내내 웃음꽃이 가시질 않았다. 양현준은 “요즘 맨유의 성적이 너무 좋아서 기분이 매우 좋다. 최근 경기들을 챙겨봤다. 볼 맛이 나더라”고 미소 지었다.

단순히 경기만 보는 것이 아니다. 경기를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머릿속으로 경기 장면을 떠올려보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며 지켜본다. 그는 “제가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최근에는 맨유의 측면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26·잉글랜드)의 플레이를 많이 보고 있다. 저돌적인 플레이랑 침투하는 움직임이 뛰어나다. 마무리도 좋다. ‘저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켜보게 된다”고 전했다.

양현준은 2023년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발탁을 목표로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양현준은 2023년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발탁을 목표로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양현준은 2022년 자신의 활약에 대해 “100점 만점에 70점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좋은 해를 보낸 것은 맞다. 만족하는 시즌이었다. 그러나 더 좋은 활약이 가능한 경기들이 있었다. 그때 제가 집중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라며 “2023년의 목표는 85점이다. 아직 올라가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아 있다.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명단에 뽑히는 것도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속팀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여야 한다. 또한 개인적으로 올해 기록한 공격 포인트 12개(8득점 4도움)에 3개를 더해 15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고 싶다”고 힘주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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