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에스디바이오센서 ‘3조 클럽’, 4분기 실적 방어 중요
미국 메리디언 인수 클로징…신성장동력 확보 집중
에스디바이오센서 로고. /에스디바이오센서 제공
에스디바이오센서 로고. /에스디바이오센서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연매출 3조원 시대를 연 가운데, 다음 주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특수로 급성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는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 13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836억원으로 전년보다 83% 늘었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사상 최초 ‘3조 클럽’ 달성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 358억원을 달성, 창립 첫 2조원에 만족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4분기에만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두는 뒷심을 보여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 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존림 대표의 ‘속도’ 전략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규모(24만ℓ)의 4공장이 착공 23개월 만에 부분 가동을 시작하면서 초격차 위탁생산(CMO)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위탁개발(CDO)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이중항체 플랫폼 ‘S-듀얼’과 신약후보 물질의 안전성 등을 분석·선별하는 ‘디벨롭픽(Developick)’을 신규 론칭해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이뤄냈다. 선제적 시장 선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적중했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압도적 성과를 드러내면서 에스디바이오센서 실적 기대감도 고조되고 분위기다. 

증권가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매출 2조 9928억원, 영업이익 1조 3402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8%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으로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지만, 지난해 3분기에도 코로나19·독감 동시진단키트와 ‘STANDARD M10(이하 M10)’ 카트리지 등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제품군에서 매출이 증가해 이 기간 누적 기준 최대 매출(2조 7300억원)을 달성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4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8% 감소한 2582억원이다. 만약 매출 하락 방어에 성공한다면 3조 클럽 가입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문제는 올해부터 코로나19 특수로 누렸던 실적 고공행진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53.9% 줄어든 1조 3785억원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5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61.9%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실적 방어 및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날 미국 진단 기업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를 클로징했다. 지난해 7월 약 2조원에 인수합병(M&A)하겠다고 밝힌 지 약 6개월 만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메리디언의 북미 유통망을 활용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또한 메리디언의 항원, 항체, 의약품 원재료 생산·공급 사업에 자사 진단 플랫폼 연구개발 능력을 더해 개발부터 생산까지 미국 내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진단 제품의 대폭적인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지만 M10과 메리디안 인수가 대안이 될 것”이라며 “향후 M10의 국내외 매출 증가 속도에 따라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기업가치 변화가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2016년 인수한 바이오넥스트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지난해 개발을 마친 M10은 진단 카트리지를 늘려 2026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뿐만 아니라 연속혈당측정기를 2024년 국내를 시작으로 남미, 유럽, 미국 등에 출시하고 당뇨병 관련 데이터를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All-in-one CGMS’를 곧 선보인다.

아울러 글로벌 유통망 및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현지 법인 설립, M&A, 공장 및 자동화 시설 증설 등을 추진해 경쟁력 강화할 계획이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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