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에 12-10 승리
이승엽 감독, KBO리그 사령탑 데뷔전 승리
잠실구장 매진… 2만3511명 관중 운집
호세 로하스는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전에서 11회 끝내기 홈런을 때려냈다. /두산 베어스 제공
호세 로하스는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전에서 11회 끝내기 홈런을 때려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이 사령탑 데뷔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두산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에서 4시간 43분 혈투 끝에 롯데 자이언츠에 12-10으로 이겼다.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2만3511명의 팬들 앞에서 잊지 못할 승리를 선사했다. 아울러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 사령탑 데뷔전 데뷔 승리를 거머쥐었다.

기대를 모았던 두산의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31·도미니카 공화국)는 만족스럽지 못한 활약을 펼쳤다.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2탈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4회초에 46구를 던진 것이 뼈아팠다. 화력은 좋았다. 호세 로하스(30·미국)가 11회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6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재환(35)이 스리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 3타점 2득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고, 정수빈(33)이 6타수 3안타 3득점, 양의지(36)가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는 이승엽 두산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이다. 경기 전 만난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두산은 9위를 했다. 외부에서 평가가 대부분 낮게 나오고 있다. 저희도 그걸 잘 안다. 고개를 숙여 잘 생각하고 저희 경기를 잘 펼쳐나간다면 조금씩 보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려하시는 부분들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 사령탑 데뷔전에서 승리를 맛봤다. /연합뉴스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 사령탑 데뷔전에서 승리를 맛봤다. /연합뉴스

래리 서튼(53·미국) 감독은 롯데 1군 감독 부임 3년 차를 맞았다. 경기 전 만난 그는 “롯데는 외부에서 기대치가 낮다. 오히려 그게 잘 됐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서프라이즈 팀’이 될 것이다. 외부에서 어떻게 이야기하든 저희는 저희를 믿고 저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실행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의 의심을 믿음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1회말부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정수빈의 안타와 허경민(33)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후 로하스의 진루타로 정수빈이 홈을 밟으며 선제점을 거머쥐었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도 득점을 쌓았다. 양의지가 2루타를 때려내며 허경민과 김재환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두산은 3-0으로 앞서나갔다.

2회초 롯데에 추격을 허용했다. 알칸타라가 전준우(37)를 상대로 153km 패스트볼을 던졌다. 그러나 홈런을 허용했다. 1-3이 됐다. 4회초 알칸타라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노진혁(34)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어 유강남(31), 황성빈(26)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순식간에 1사 만루가 됐다. 결국 안권수(30)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노진혁과 유강남이 모두 홈 베이스를 밟으며 3-3이 됐다. 이어 안치홍(33)에게 안타를 맞으며 황성빈까지 홈으로 들어왔다. 3-4로 스코어가 뒤집혔다.

두산 베어스는 개막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12-10으로 꺾었다.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는 개막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12-10으로 꺾었다. /연합뉴스

5회초 선발 투수 알칸타라가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김명신(30)이 올라왔다. 그러나 김명신도 추가 실점을 막지 못했다. 전준우(37)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유강남과 황성빈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1사 만루가 됐다. 이후 이형범(29)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그러나 불안함은 계속됐다. 안치홍을 밀어내기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3-5가 됐다. 2사 만루 위기에서는 잭 렉스(30·미국)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3-7까지 점수 차이가 벌어졌다. 6회초에 두산은 또다시 실점했다. 1사 3루 장면에서 노진혁의 기습 번트 이후 스퀴즈 플레이를 허용했다. 점수 차이가 5점까지 벌어졌다.

두산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약속의 7회말을 일궈냈다. 선두 타자 양석환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진 김인태(29)의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유찬(25)의 희생플라이 아웃에 힘입어 양석환이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4-8로 점수 차이를 좁혔다. 두산의 공격은 계속됐다. 2사 1, 2루 기회를 이어갔다. 로하스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어내며 2루 주자 김인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5-8이 됐다. 2사 1, 3루 상황에서 두산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재환이 구승민(33)의 135km짜리 스플리터를 그대로 걷어 올리며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순식간에 8-8이 됐다.

8회말에도 기세가 이어졌다. 두산이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양석환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후 타석에 선 이유찬의 스퀴즈 번트가 제대로 먹혀들었고, 3루 주자 조수행(30)이 홈을 밟으며 9-8 리드를 손에 넣었다. 두산은 9회초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31)가 선두 타자 유강남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폭투까지 터져 나왔다. 결국 1사 3루 장면에서 안권수에게 적시 3루타를 허용하며 9-9가 됐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호세 로하스가 친 홈런 공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강상헌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호세 로하스가 친 홈런 공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강상헌 기자

11회초 두산은 역전을 허용했다. 교체로 마운드에 오른 이병헌(20)이 1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이후 렉스에게 우익수 앞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9-10이 됐다. 두산에 포기란 없었다. 11회말 경기를 다시 한번 뒤집었다. 주인공은 로하스였다. 로하스는 무사 1, 3루 장면에서 125m의 아치를 그렸다. 짜릿한 끝내기 홈런을 일궈내며 치열했던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만난 이승엽 감독은 “힘들었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목이 다 쉬었다. 한 경기가 너무 길었다. 5점 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역전을 했다. ‘두산의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좋았다”며 “연장 접전 끝에 승리했다. 일반적인 승리하고 또 다른 기분인 것 같다. 정말 의미 있는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미소 지었다.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로하스는 “마지막 타석에서 동점을 위해 희생타를 생각하고 스윙을 했다. 운 좋게 실투가 들어왔다. 홈런으로 연결됐다”며 “경기 내내 더그아웃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이전에 이런 열정적인 응원을 본적이 없다. 팬들 덕분에 이긴 것 같다. 오늘처럼 앞으로도 한 경기 한 경기 저의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강상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