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차 4년·기아 2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전기차 대응 전념 
르노코리아차도 합의안 통과로 하이브리드 신차 개발 박차
한국GM, 실적 부진 상황에서 노사 이견 좁히지 못해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사가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교섭에 성공하면서 친환경차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한국GM은 노사 간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31일 르노코리아차는 사원총회를 통해 실시된 2022년 임단협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에서 54.1% 찬성으로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앞서 27일 7차 본교섭에서 도출한 잠정 합의안은 이날 찬반 투표에 총 유권자 1933명 중 1843명이 투표에 참여해 과반 이상인 997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르노코리아차 노사는 기본급 6만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과 비즈포인트 20만원 지급, 생산성 격려금 350%, 2022년 이익배분제(PS) 100만원 선지급, 휴가비 인상 등과 함께 고용안정, 근무환경 개선, 노사상생 공동행사 개최 등을 골자로 합의를 이뤄냈다.

합의안이 무분규로 최종 타결됨에 따라 르노코리아차는 신차 출시 준비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르노코리아차는 2024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르노그룹·길리홀딩그룹과 하이브리드차 합작 모델 프로젝트 ‘오로라’를 진행 중이다. 길리그룹 산하 볼보자동차의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이 차량은 첨단 디지털 기능을 탑재해 설보일 예정이다.

르노코리아차는 지난 3월 기존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지금의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그간 신차 출시 주기가 길어지며 약화된 상품 라인업 강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르노코리아차는 SUV 모델인 ‘XM3’에 대한 판매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번 노사 합의에 따라 유럽 수출 물량이 많은 XM3의 안정적인 공급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도출, 급성장 중인 전기차 시장 공략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7월 12일 15차 임금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4년 연속 무분규 협상을 이뤄냈다.

사측은 2025년 양산을 목표로 내년 국내에 첫 전기차 전용공장을 착공하고 국내 생산물량 재편을 통해 기존 노후 공장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등 국내 투자를 추진키로 했으며, 노조는 글로벌 수준의 생산효율·품질을 확보하고 공장 재편에 따른 차종 이관과 인력 전환배치, 투입비율 조정 및 시장수요 연동 생산 등 제반사항에 대한 협의에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합의안 주요 내용에는 기본급 4.3% 인상, 수당 1만원, 경영성과금 200%+4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목표 달성 격려금 100%, 미래차 산업변화 대응 특별격려 주식 20주,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현대차 노사는 미래 인력난에 대비해 생산현장 기술직 신규채용도 진행하고 산업 변화에 대응해 직군별 임금제도를 개선, 연구개발(R&D)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직 임금체계 개선안 등을 내년 3월까지 마련키로 했다. 다만 사측은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등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불가 원칙을 고수했다.

기아도 지난달 30일 10차 본교섭에서 노조와 2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 이달 2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9만8000원(호봉승급분 포함), 경영성과금 200%+400만원, 목표 달성 격려금 100%, 품질브랜드 향상 특별 격려금 15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수당 인상을 위한 재원 마련, 무상주 49주 지급 등 내용이 담겼다.

기아 노사가 2년 연속 무분규로 교섭을 합의한 것은 1998년 기아가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올해는 노조가 지난 5월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투자 결정 등에 대해 국내 투자로의 전환 등을 요구하며 강경하게 맞서면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기아 노사는 지난 6월 2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매주 2~3회 집중적으로 실무 및 본교섭을 거치며 약 2개월 만에 합의에 도달했다. 경기 침체와 반도체 공급난, 국가간 통상 이슈 등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자동차 산업 전환기에 함께 미래를 준비하자는데 공감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기아 노사는 국내 공장(오토랜드)이 PBV 등 미래차 신사업 핵심 거점으로 거듭나도록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의 ‘미래 변화 관련 합의’ 체결했다. 또한 ‘미래변화TFT’를 신설, 자동차산업 미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종업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으며 사내 복지 상향 방안에도 합의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현지 가격 경쟁력 약화가 예상돼 비상이 걸렸다. 현지 생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해당 법안에 대해 2025년 가동 예정인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준공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미 투자 확대에 반발하던 노조와의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부담을 상당부분 덜게 됐다.

국내 완성차 업계 가운데 아직 노사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곳으로는 한국GM이 있다. 지난달 25일 진행한 17차 교섭이 결렬되면서 노사 대립이 장기화 되는 모양새다.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14만2300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 성과급 지급, 국내 전기차 생산, 부평2공장 전기차 생산 설비 구축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8년간 누적 적자가 약 5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를 전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정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